올해 두번째 메이저 골프 대회 제120회 US오픈이 오는 17일부터 나흘 동안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다.
총상금 1천250만 달러에 우승 상금 216만 달러가 말해주듯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명예와 거액의 상금을 한꺼번에 쥘 기회다.
US오픈은 1974년 이후 늘 6월에 열렸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석 달 늦게 치러진다.
US오픈 역시 관객 입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대회 전통은 '코스와 싸움'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가장 잘 친 샷의 결과는 파'라고 여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놓고 파를 지키는데 급급해 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준다. 난도 높은 코스를 골라서는 대회를 앞두고 난도를 가혹하리만큼 더 높인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윙드풋 골프클럽은 US오픈 개최 코스 가운데 어렵기로 악명이 자자하다.
지금까지 다섯차례 US오픈을 이곳에서 치렀지만, 나흘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1984년 대회 때 퍼지 죌러(미국)와 그레그 노먼(호주) 둘 뿐이다. 둘은 4언더파로 연장전을 벌여 죌러가 우승했다.
1974년 이곳에서 치른 US오픈은 '윙드풋의 대학살'로 불린다. 우승 스코어가 무려 7오버파였다. 1라운드 때는 단 한명의 선수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내가 겪어본 가장 어려운 그린"이라고 말했다.
7천477야드의 전장은 그리 길어 보이지 않지만, US오픈 때는 파 5홀 2곳을 파 4홀로 바꿔 파70으로 경기하기에 장타자가 아니면 공략이 쉽지 않다. 2006년 대회 때 전장 7천264야드보다 200야드가량 더 길어졌다.
세계랭킹 1위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더스틴 존슨(미국), 욘 람(스페인), 저스틴 토머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도박사들이 꼽는 우승 후보 '빅4'다.
작년 우승자 게리 우들런드(미국)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필 미컬슨(미국) 두 노장이 윙드풋 골프클럽과 악연을 어떻게 떨칠지도 관심사다.
우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15승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승(83승) 고지에 오른다.
미컬슨에게는 윙드풋 골프클럽의 악몽의 장소다. 2006년 US오픈에서 그는 최종 라운드 17번 홀까지 선두를 달려 우승이 눈앞이었지만, 18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오길비에 1타차로 우승을 내줬다. 6차례에 이르는 US오픈 준우승 가운데 가장 뼈아픈 2위였다.
마스터스 3차례와 디오픈과 PGA챔피언십을 각각 한 차례씩 제패한 미컬슨은 US오픈 우승이 없어 커리 어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강성훈(33), 안병훈(29), 김시우(25), 임성재(23) 등 4명이 US오픈에 출전해 2009년 PGA챔피언십 챔피언 양용은(47)에 이어 한국인 두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케빈 나, 김찬, 존 박(이상 미국), 대니 리(뉴질랜드) 등도 힘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