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영광스럽습니다.” 배우 윤여정이 울먹였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제27회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는 한국배우 최초의 기록으로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쓴 셈이다.

이번 수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로 향하는 길목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이다. 특히 미국 배우조합상이 지닌 의미는 사뭇 남다르다. 미국 배우조합이 주최하며 영화와 TV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 내 모든 배우들이 동료 배우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시상식이기 때문.

수상작 선정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보다 더욱 높은 확률로 오스카 연기상 수상자와 일치하고 있어 ‘미리 보는 오스카’로 불린다.

또 배우들이 직접 수상자를 뽑는다는 점에서 상을 받는 배우 입장에서도 어떤 상보다도 큰 의미를 지니는 것. 이에 윤여정 역시 울먹였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란 윤여정은 화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어떻게 제 기분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해외에서 이렇게 알려지게 될지 몰랐어요. 정말 많이 영광스럽고, 특히 동료 배우들이 저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줬다는 것이 더 감격스럽습니다”라며 “제가 지금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요. 정말 많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미국 배우조합(SAG-AFTRA)에 감사드립니다. 이름이 정확한가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리비아 콜맨, 글렌 클로즈, 마리아 바카로바, 그리고 모두에게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의 베테랑 배우인 윤여정이지만 해외에서는 생소한 비영어권 배우일 터, 그럼에도 ‘미나리’에서 선보인 그의 연기는 세대, 국적을 뛰어 넘고 큰 사랑을 받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수십관왕의 트로피로 증명하고 있다.

더이상 ‘한국 최초’, ‘신기록 경신’이라는 타이틀도 어색함이 없다. 그런 윤여정이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노미네이트 쾌거에 이어 수상으로까지 이어져 겹경사를 맞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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