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부활한다. 많은 이들이 2000년대 추억 소환을 환영하고 있지만 모두가 웃고 있는 것 만을 아니다.

싸이월드가 오는 25일 재오픈한다. 2019년 10월 서비스를 중단하던 당시 회원 수가 약 1100만 명이었던 싸이월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용자들의 180억장의 사진과 1억5천만개의 동영상, 5억3천만개의 음원이 보관되어 있다고 알렸다.

이미 싸이월드는 지난달 29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아이디찾기’ 예약 신청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예약 서비스를 신청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과거 가입한 싸이월드 아이디와 음원, 사진, 도토리 개수 등에 관한 알림을 메일로 공지하고 있다.

최근 2000년 향수를 자극하는 속칭 ‘싸이월드 감성’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유행한 음악은 물론 패션 그리고 트렌드까지 재소환되며 20~40대에게는 추억을, 10대에게는 그 자체로 신선함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흑역사’로 불렸던 것들도 이제는 추억으로 포장되며 유쾌하게 소비되고 있다.

특히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를 바탕으로 당시 이런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탄생하고 총집합된 플랫폼으로 많은 이가 부활을 반기고 있다. 실제로 유명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싸이월드 ‘아이디찾기’를 인증하며 이를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모두가 싸이월드를 반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예계에서는 싸이월드가 ‘추억 소환 상자’가 아닌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각 소속사에서는 아티스트의 과거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겨있는 미니홈피를 유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싸이월드 서비스 자체를 이용한지 오래된 경우가 많아 당사자도 어떤 사진이나 내용이 담겨 있는지 기억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일촌 파도타기나 캡처 등을 통해 연예인들의 음주나 흡연과 같은 일탈은 물론 연애 및 학교 폭력 등의 새로운 증거가 될 가능성도 높다. 자칫 잘못하면 무분별한 폭로가 남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동시에 등장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실제로 많은 연예인이 싸이월드 ‘아이디 찾기’에 나서고 있는데 추억 소환의 의미도 있지만 자신들의 과거를 재확인 하려는 경우도 많다. 싸이월드발 폭로전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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