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정아가 과거 아나콘다 사건을 겪은 뒤 고생한 이야기를 고백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에서는 정정아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정정아는 앞서 지난 2005년 오지로 떠나는 KBS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 중 아나콘다에 물리는 사고를 겪었다. 그는 당시 기억에 관해 “6m 넘는 뱀을 처음 봤다. 내 팔을 물었는데, 얼굴을 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있는 힘껏 팔을 뺐다. 뽑힌 이빨이 팔에 박혔는데 근육이 보일 정도로 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정아는 이어 “나도 상태가 좋지 않아 촬영을 할 수 없었고, 바로 한국으로 귀국했다. 야생 동물의 세균이 많다. 봉합하면 또 찢어야 할 수도 있어서 아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상처는 아직 남아 있다”라고 덧붙였다.

16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팔에 난 상처뿐 아니라 정정아는 마음의 상처도 입었다. 그는 “프로그램을 폐지 시킨 사람이 됐다.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았다. 출연진, 스태프 등 그분들의 생계에 피해를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트라우마가 사실 있다. 예능에서 가볍게 웃으면서 하는 얘기 말고는 지금 16년 만에 처음 말하는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마음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 정정아는 “아마존에 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한국에서 공항으로 가는 도중 교통사고가 났다. 내 실수로 버스랑 추돌했다. 속도 울렁거렸는데, 일단 공항에 갔다”며 사흘 만에 아마존에 들어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정아의 아마존행은 쉽지 않았다. 그는 “페루에서 비행기를 타려다 길을 헤맨 탓에 비행기를 놓쳤다. 그런데 공항에 기자들이 많이 몰려 있더라. 뉴스에 그 비행기가 추락해서 전원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떴다. 그래서 사람이 죽는 게 한 순간이구나 했다. 지금도 비행기를 탈 때 멈칫하게 된다. 어제 무슨 꿈을 꿨지 이런 트라우마가 살짝 있다”며 “일주일 안에 세 번 죽을 뻔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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