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공백기 부담은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자신감도 늘 있었어요.”

‘소울 여제’ 임정희가 돌아왔다. 가수 임정희가 3년 5개월이라는 공백을 깨고 자작곡 ‘낫포세일’(Not4)을 발표, 건재함을 알렸다. 그는 “음악적으로 고민하고 쌓아가는 시간이 길었다”고 운을 떼며 “오랜만에 새로운 곡으로 찾아뵙게 돼서 긴장되고 기대도 된다. 수록곡을 쓴 적은 있었지만 타이틀곡을 작사, 작곡하고 전과정을 이끌어 나가는건 처음이다”라며 설레는 컴백 소감을 밝혔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정평 난 가수 임정희지만 공백기 동안 음악적으로 많은 고민을 겪었다고 했다. 그간의 시간에 대해 임정희는 “어떤 음악을 해야할지 고민이 길었다. 지금까지 훌륭한 프로듀서 분들의 곡을 받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는 나의 이야기, 나의 감정들을 곡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기 위해 대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스스로 공부도 하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그리고 자신만의 해답을 담아낸 곡을 들고 나왔다. ‘낫포세일’은 임정희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R&B 소울 장르의 곡이다. “정규 앨범 못지않은 시간과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할만큼 임정희는 이번 신곡 ‘낫포세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낫포세일’에는 지금의 임정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위로의 말 한마디가 중요하지 않나. 저를 다시 북돋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며 “제목처럼 우리는 숫자로 매길 수 없는 존재들인데 어떤 기준에 의해 내 가치가 매겨지고 꼬리표가 붙여지는 상황들에 대해 그러지 말라는 경고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응원의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소울풀한 감성, 가창력은 여전하고 직접 작사, 작곡에 나서며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을 본격적으로 표현하는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곡으로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로서 발을 내디딘 임정희는 앞으로 활발히 활동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작년부터 작업하기 시작한 곡이 5곡 이상은 된다. ‘낫포세일’은 봄 기운이 가득한 곡이라 더 늦어지기 전에 아쉽지만 싱글로 먼저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평소에 계절에서 음악적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어서 앞으로 여름곡, 가을곡, 겨울곡까지 짧은 주기로 자주 활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2005년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로 데뷔한 임정희는 올해로 데뷔 17년 차가 됐다. 그는 긴 시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박진영과 방시혁을 처음 만났던 당시를 꼽았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그는 실제로 박진영과 방시혁의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임정희는 “가수의 꿈을 키우던 제겐 박진영, 방시혁 프로듀서를 만난 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지금도 처음 뵀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회상하며 “두 분을 처음 본 그 순간이 가수 임정희로서 또다른 문이 열리는 시점이지 않았나 싶다. 두 분과 함께한 시작점이 좋았고 지금까지 음악을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는 지오디의 김태우가 차린 회사에 새 둥지를 틀게 된 임정희. 그에게 김태우는 19살에 JYP에서 만난 오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는 “20년지기다. 지금 회사에 들어올 수 있게 먼저 제안을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태우씨도 음악적 열정이 굉장하고 저와 좋아하는 음악 장르도 비슷해 얘기가 잘 통한다”며 “이번 곡 작업때도 조언도 많이 해주고 용기도 많이 줘서 큰 힘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거리의 디바’, ‘소울 여제’ 등 수식어를 가진 임정희는 이러한 수식어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임정희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인 건 알았지만, 요즘하는 음악도 너무 좋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새로운 수식어를 갖고 싶다기 보단 기존에 인정받은 가창력은 물론 더 넓게는 싱어송라이터, 작곡가로서 역량을 키워나가면서 꾸준히 인정받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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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P&B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