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유하지만 내면은 단단한 배우, 김혜준은 영화 ‘싱크홀(김지훈 감독)’ 속 모습과 꼭 닮았다.

영화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다. 김혜준은 ‘싱크홀’에 대해 “‘단짠’ 느낌의 영화”라고 표현했다. 지난 11일 개봉한 ‘싱크홀’은 올해 한국 영화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을 세우며 흥행 질주 중이다. “재난 상황임에도 너무 무섭고 진지하지만 않고, 현실적이고 유쾌한 일들이 함께 벌어지면서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재난 같은 이 시국에 희망적이게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거 같아 부담보단 설렜다. 이 시기 자체에 저희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단 거에 감사함이 크다”라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혜준은 ‘싱크홀’을 통해 처음으로 재난 블록버스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작품에 함께 하게된 이유에 대해 그는 “연기 변신을 하려고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시나리오 속 캐릭터가 유쾌하고 의지 넘치는 모습들에 매력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김혜준은 3개월 차 인턴사원 ‘은주’ 역을 맡았다. 은 팀 과장 동원(김성균 분)의 집들이에 김대리(이광수 분)와 함께 갔다가 빌라 한 동과 함께 싱크홀 아래로 추락, 모두가 당황하는 와중에도 의연하고 야무진 모습을 뽐낸다. 김혜준은 은주와 자신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겉으론 유들유들해 보이는데 생각보다 ‘멘탈이 강하다’는 얘기를 연기 생활을 하며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재난 소재에 다소 이질적인 코미디 요소를 버무렸다. 처음 해보는 코미디 연기가 쉽진 않았다는 김혜준은 “가장 어려웠다. 유쾌한 호흡들을 끌어내야 하고 너무 어려웠는데, 선배님들 보며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배우 이광수에 대해 “현장에서의 태도, 연기를 대하는 자세들을 많이 배웠다. 편하게 대해주기 위해 장난도 많이 걸어주셔서 광수 오빠 덕분에 현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영화 ‘미성년’, ‘싱크홀’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필모를 쌓고 있는 김혜준은 현재 차기작인 JTBC 드라마 ‘구경이’를 촬영 중이다. ‘구경이’는 게임과 술이 세상의 전부인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가 완벽하게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탐정극이다. 특히 4년 만에 복귀하는 배우 이영애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혜준은 “함께 촬영하게 돼 놀랍다. ‘감히 어떻게’라는 생각을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감사하고, 신기하고, 지금도 설레고 있다”라고 했다.

올해로 데뷔 6년차인 김혜준은 연기에 대한 솔직한 마음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배우로서 연차는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매 작품을 시작할 때 두렵고, 혼란스럽고, 어렵다. 끝나고 나서도 ‘내가 잘했나’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며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게 맞을까, 좋은 연기일까 많이 고민한다”고 현재 겪고 있는 솔직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김혜준은 “아직 해보지 못한 게 많아서 다 해보고 싶다. ‘싱크홀’을 통해 짧지만 액션을 해봐서 본격적인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고,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또 야무지고 똑 부러진 캐릭터를 주로 해왔는데 그와 반대되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사진 |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