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이 ‘검은 태양’으로 ‘민폐’라는 수식어를 떠안았다.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등으로 대중성을 키워가던 그가 한국형 첩보물이었던 ‘검은 태양’에 출연해 ‘역주행 행보’를 자초했다.

지난 30일 MBC 금토극 ‘검은태양’의 최종회였던 스핀오프 ‘뫼비우스:검은태양(이하 뫼비우스)’이 막을 내렸다. ‘뫼비우스’에서는 본편에서 담지 못했던 박하선(서수연 역)과 그가 관리하는 블랙요원 정문성(장천우 역)이 갈라선 이유를 담아냈다. 스핀오프였지만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본편보다 크게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마무리했다.

박하선은 ‘검은 태양’에서 연기력 논란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퇴장했다. ‘검은 태양’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동료애를 나타낸 서수연 팀장으로 분해 열연했다. 하지만 ‘검은 태양’과 같은 무거운 첩보물은 아직 버거웠다. 방송 초기 검은 단발머리에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한 과한 스타일링은 시청자들에게 부담감만 안겼다. 높은 톤과 강약을 조절하지 못한 연기력은 그가 극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혹평으로 이어졌다. 또 2011년 시트콤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이 떠오르는 어설픈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 첩보물의 무거운 분위기를 순식간에 시트콤으로 끌어내렸다. 결국 ‘검은 태양’으로 새로운 장르의 정극에 도전했으나 극의 몰입도를 깬다는 혹평이 이어졌으며 극 도중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박하선은 2016년 배우 류수영과 결혼 후 출산으로 활동이 뜸했다. 하지만 최근 tvN ‘산후조리원(2020), 카카오TV ‘며느라기(2021)’ 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지평을 넓혀가고 있었다.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에서는 임신과 출산, 시댁살이의 현실을 담아내며 안방극장에 진한 공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안방극장에 순조롭게 진입하던 박하선은 ‘검은 태양’을 통해 평소 맡던 배역과는 다른 첩보물의 주요 요원으로 분했으나 극에 녹아들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매니지먼트에서 향후 박하선의 차기 행보를 고려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작품 선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검은 태양’에서 분량은 적었지만 ‘민폐’, ‘연기력 논란’ 등으로 득보다 실이 많았다. 소속 배우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의 작품 선정과 관리 부실, 역량 부족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는 없다.

무릇 배우로서 대중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좋은 욕심이지만, 한창 대중성을 다져가던 시기에 급격한 시도로 과부하가 걸린 모양새다. 박하선은 ‘검은 태양’에서 본인에게 맞지 않는 모습으로 ‘역주행’을 자초했다.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에서 항상 억울한 고등학교 국어교사 박하선 역을 ‘검은 태양’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오점이다. 남궁민이 이끌었던 ‘검은 태양’에서 김지은, 유오성, 장영남 등이 진중한 분위기를 담아냈던 것과는 달리 박하선만이 극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튕겨져나간 모습이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