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월드컵의 해다.

이라크전 대승을 끝으로 올해 A매치 일정을 모두 마감한 축구국가대표 ‘벤투호’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2022년을 맞이한다.

벤투호의 월드컵 본선행은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월드컵 본선은 골키퍼를 포함해 ‘단 18명’만이 선택을 받는다. 그런 만큼 치열한 내부 경쟁이 벌어진다. 누군가는 한 차원 거듭난 기량으로 주전 자리를 찜하고, 누군가는 부상 등 변수에 휘말리며 낙마한다. 예상하지 못한 새 얼굴이 급부상하며 본선 무대를 밟을 수도 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도 그랬다. 수비진의 핵심 요원으로 불린 왼쪽 풀백 김진수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신 김민우와 홍철이 본선에서 중용됐다. 센터백 김민재도 당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는데 윤영선이 대체 발탁돼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2-0 승)에서 맹활약하며 주가를 높였다. 또 오반석, 이승우, 문선민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2개월여 앞둔 2018년 5월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나란히 A매치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사령탑 신태용 감독 눈을 사로잡으며 최종 엔트리 18인에 포함됐다.

벤투호의 행보도 관심사다. 2022년 첫 A매치는 1월27일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 7차전 원정 경기다. 이후 2월1일 시리아와 8차전 원정에 이어 3월 이란(홈), 아랍에미리트(원정)와 9~10차전을 벌인다. 카타르 월드컵은 사상 첫 ‘겨울 월드컵’으로 펼쳐진다. 기존 월드컵은 6~7월 열렸지만 이 대회는 내년 11월21일부터 12월18일까지다. 본선행을 확정할 경우 조별리그까지 이전보다 더 여유가 있다. 최종 예선까지 중용된 태극전사가 본선을 앞두고 이전보다 더 많은 변수에 휘말려 탈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벤투 감독은 선수 기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편이다. 지난 2018년 8월 부임 이후 손흥민, 황의조 등 베스트11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지향하는 ‘측면 빌드업’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선수 선발은 물론, 기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림픽 대표 출신 송민규를 주전급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정상빈이나 김건희처럼 새 얼굴을 과감하게 발탁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포지션별 붙박이도 있으나 아직 ‘무주공산’은 존재한다. ‘붙박이 원톱’ 황의조를 대신할 만한 두 번째 옵션을 두고 조규성을 비롯해 김신욱, 김건희 등이 노크하고 있다. 허리에서는 정우영과 짝을 이룰 ‘포스트 기성용’을 완벽하게 가리지 못했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황인범을 활용하나, 월드컵 본선에서는 그를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더블 볼란치에 특화한 파트너를 둘 가능성이 크다. 백승호, 주세종, 손준호 등 여러 선수가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1986년생 이용이 아직도 건재한 오른쪽 풀백 자리도 김태환, 김문환 등이 향후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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