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팬데믹 기세에 연말 콘서트가 숨죽이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쓴소리를 듣는 형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 대부분이 방역패스가 적용되고 음식물 반입, 함성, 구호, 기립, 단체행동 등이 금지됐지만, 다수가 실내 공간에 밀집하게 되는 콘서트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7000명대를 넘어선 지난 10일 나훈아 콘서트 등 대규모 연말 콘서트가 줄줄이 시작됐다. 이문세는 10~11일 용인에서, 11일 이승철은 광주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나훈아 콘서트는 3일간 2만 4000명을 운집시키며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진행됐다. 부산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거센 상황이라, 대형 공연에 대한 방역 우려가 계속됐다. 하지만 콘서트 주최 측은 방역 당국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개최를 강행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큰 서울에서는 앞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이 주요 관람층인 콘서트들이 대거 예정돼 있다. NCT 127은 오는 17∼19일에 걸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트와이스는 오는 24∼26일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NCT 127은 입장객을 회당 5000명으로 제한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콘서트는 12일 대구, 18일 경남 창원시, 25일 인천, 내년 1월 1, 2일 서울 등의 일정으로 전국 투어를 계획 중이다.

주요 연예기획사들은 아직까지 예정된 연말 콘서트 계획을 취소, 연기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선 감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시작된 상황에 밀폐된 공간에 수천명의 인원이 모이는 것이 집단감염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콘서트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묻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콘서트 주최 측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사실 문화산업 중 콘서트 업계는 그간 코로나19 시국에서 가장 큰 손해를 입은 업종이기도 하다. 지난달 시작한 ‘위드 코로나’에 맞춰 겨우 재개된 공연을 다시 취소하는 게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구나 철저한 마스크 착용으로 아직까지 콘서트장 내 감염 전파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공연을 제한하는 것도 또 하나의 차별이란 시선도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내년 월드투어를 앞두고 스타트를 끊는 국내 콘서트이기에 쉽게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선 각종 공연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대책이나 피해보상 없이 방역에 대한 의무나 책임을 국내 콘서트업계에만 돌리는 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당 5000명 이하 규모로 공연을 할 경우 이미 손해다. 하지만 주요 사업인 공연과 콘서트를 2년간 공백상태로 둘 수 없기에 무리해서라도 진행하는 것”이라고 토로하며 “침체된 콘서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여는 기획사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콘서트 개최를 미루기로 했다는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공연을 열어도, 안 열어도 욕을 먹는 형국이다. 가수 입장에서도 절반 이상 빈 관객석을 보며 공연을 하기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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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M, JYP,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