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팀들의 애칭, 닉네임은 지역과 연관돼 있다. 미국은 로컬 중심인 터라 애칭 자체가 지역 사회 이미지를 반영한다. 닉네임은 주로 팬들의 공모로 결정한다.

그러나 NBA 팀들의 애칭은 지역 사회와 거리가 먼 게 많다. 그 이유는 프랜차이즈를 옮겨서 그렇다.

NBA 최고 명문팀의 하나인 LA 레이커스(호수의 사람)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막 도시 로스앤젤스와 호수는 상관이 없다. 레이커스의 프랜차이즈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에서 1960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전됐다. 공원이 아름다운 미니애폴리스와 미네소타에는 1만 여개의 호수가 있다. 한마디로 레이크 시티다. 레이커스가 LA로 이전하고 뒤에 창단된 팀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다. 지역의 늑대를 반영한 애칭이다.

LA 클리퍼스 역시 로스앤젤스와는 무관하다. 클리퍼스는 1970년 버펄로 브레이브스로 창단됐다. 1978년에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겼다. 이때 애칭을 미항 샌디에이고와 관련된 쾌속 범선 클리퍼스로 고쳤다. 그 팀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전하면서 LA 클리퍼스로 굳어진 것이다.

부동산업자 도널드 스털링은 친구인 전 레이커스 구단주 제리 버스(작고)의 조언으로 클리퍼스를 매입했다. 1981년 매입 당시 가격은 1260만 달러(150억 원), 2014년 인종차별 발언이 터지고 마이크로 소프트 전 CEO 스티브 발머에게 매각할 때 금액은 무려 20억 달러(2조3880억 원)였다.

유타주는 모르몬교가 유명한 곳이다. 유타 재즈도 프랜차이즈 이전 때문이다. 1979년 재즈로 유명한 뉴올리언스에서 현 솔트레이크시티로 이전했다. 재즈하면 남부의 뉴올리언스다. 뉴올리언스 재즈 당시 최고 슈터는 ‘피스톨’ 피트 마라비치였다. 현재 뉴올리언스에는 이 지역에 서식하는 펠리칸스에서 따온 뉴올리언스 펠리칸스가 있다.
테네시 주에서 가장 큰 도시 멤피스와 북미에 서식하는 회색곰과는 연관이 없다. 1995년 엑스팬션 팀으로 창단된 밴쿠버 그리즐리스가 멤피스로 프랜차이즈를 옮기면서 닉네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NBA는 1995년에 캐나다에 두 프랜차이즈를 허가한다. 밴쿠버와 토론토다. 토론토는 이 지역에 공룡이 수억 년 전에 서식했다고 해 랩터스라는 애칭을 갖게 됐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경우는 프랜차이즈를 옮기면서 붙은 애칭이지만 약간 다르다. 킹의 전신은 원래 뉴욕의 로체스터에 있었다. 로체스터 로열스였다. 신시내티, 캔자스시티로 이전했다. 서부 새크라멘토로 이전하기 전 마지막 프랜차이즈가 캔자스시티(1972-1985년)다. 메이저리그에 이미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있어 킹스로 애칭을 개명한 게 현 새크라멘토 킹스다.

보통 닉네임에는 복수를 의미하는 S가 붙는다. 그러나 NBA 애칭 가운데는 S가 붙지 않는 4팀이 있다. 마이애미 히트,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유타 재즈, 올랜도 매직 등이다.

워싱턴 위저즈는 프랜차이즈를 옮기지 않았는데도 애칭이 바뀌었다.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에서였다.1963년부터 팀 이름은 볼티모어 블리츠-캐피털 블리츠-워싱턴 블리츠였다. 1997년에 현 마법사 위저드로 개명했다. 블리츠는 총알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볼티모어와 워싱턴 DC에는 탄약제조 군수공장이 많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총기사고도 빈번해지면서 닉네임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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