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째 침묵이다. 황희찬(26ㄱ울버햄턴) 특유의 '황소' 드리블과 돌파가 사라졌다. 
황희찬은 6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EPL 36라운드 첼시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26분을 소화했다. 소속팀 울버햄턴은 극적인 동점골로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1을 챙겼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한 황희찬은 후반 25분 페드로 네토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라울 히메네스와 투톱 형태를 이뤘다. 황희찬은 최전방에 머물지 않고 2선까지 내려와 공을 받았다. 황희찬은 부지런히 움직였고, 득점할 기회도 있었다. 후반 27분 로빙 패스를 받은 그는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다. 회심의 왼발 슛이 첼시 골키퍼 멘디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5분에는 라울 히메네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페널티박스에 진입, 상대 수비수 뤼디거와 몸싸움을 펼치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황희찬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월25일 20라운드 아스널(1-2 패)전 이후 10경기째 득점 소식이 없다. 경기당 득점도 0.19골까지 떨어졌다. 현지 평가도 냉혹하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몰락은 믿기 어렵다. 완전 영입하기로 한 구단의 결정이 다소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시즌 5호골을 기록한 이후 10경기에서 황희찬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은 이 기간 10개의 슛을 시도했다. 경기당 1개의 슛을 때려냈다. 그중 유효 슛은 4개다. 4개의 유효 슛 모두 골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출전한 17경기에서 기록한 유효 슛 6개 중 5골을 넣은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그렇다고 출전 기회가 적었던 건 아니다. 10경기 중 7경기가 선발 출전이었다. 무엇보다 황희찬의 트레이드마크인 '황소' 질주와 돌파가 종적을 감췄다. 황희찬이 시즌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최전방 공격수 히메네스가 내려와 공을 받고 공간을 만들면, 황희찬은 스피드를 살린 돌파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는 움직임도 자주 나왔다. 울버햄턴의 주요 공격 루트였다. 
하지만 최근엔 상대도 이를 간파한 모습이다. 강한 압박과 밀착 수비로 황희찬에게 드리블 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울버햄턴은 트린캉, 네투 등의 컨디션이 괜찮다. 황희찬의 주요 활동 지역인 왼쪽 측면보다 오른쪽 측면 공격이 활발하다는 의미다. 이날 울버햄턴이 기록한 2골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시작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히메네스와 '콤비' 플레이가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올 시즌 황희찬에게 남은 경기는 이제 3경기뿐이다. 결국 득점으로 답해야 한다. 

박준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