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살라 부상이탈 후 번리전 무득점
 두차례 슛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직 1경기 남아 최종전 좋은 결과 기대"

"득점왕, 기대를 안 한다면 거짓말이죠."
손흥민(30·토트넘)은 솔직하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는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7라운드 번리와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토트넘(승점 68)은 번리를 1-0으로 꺾고 한 경기를 덜 치른 아스널(승점 66)을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다. 
다만 기대했던 손흥민의 리그 22호골은 성공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ㄱ22골)와 득점왕 경쟁 중이다. 살라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부상으로 이탈, 손흥민의 득점왕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그는 번리전 직후 솔직, 담백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날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후반 중반 세세뇽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2차례 회심의 슛을 했으나, 모두 번리 골키퍼 닉 포프의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은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한 건 나"라며 "그런 기회에서 득점해야 득점왕이 될 수 있다. 물론 (득점왕이) 기대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생각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아직 1경기가 남아있고, 내가 해야 할 건 잘 준비해서 찬스가 나면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또 (득점왕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앞에 있다. 그걸 이루려 하다 보면 다른 부분들은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득점왕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강조한 것. 
토트넘은 전반 막판, 페널티킥을 얻었다. 주심이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보는 사이, 손흥민은 직접 공을 들고 키커 케인에게 건넸다. 손흥민이 케인에게 무언가 이야기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별 얘기 안 했다"고 말한 손흥민은 "상황을 계속 지켜봤다. 페널티킥이라는 걸 인지했고, 공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래도 심판이 압박받는다. 팀이 더 중요하니까 (페널티킥을 양보하는 건) 사실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날 번리전 직후 토트넘 팬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그는 "이 상을 내가 받아도 되는 자격이 있나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모든 선수가 어려운 순간에 희생과 노력을 했다. 모두가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어려운 시즌이다. 찬사를 받을 만큼 잘하고 있다. 더 잘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겸손을 표했다. 
4위 경쟁자인 아스널은 오는 17일 뉴캐슬과 37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아스널이 승리하지 못하면, 토트넘은 4위를 유지할 수 있다. 토트넘의 최종전은 강등이 확정된 최하위 노리치 시티다. 손흥민은 "그래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아스널의) 경기를 지켜볼 것 같다. 노리치를 상대로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다. 최종전에도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런던 | 장지훈통신원·박준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