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한류스타 김희선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에 한국의 결혼문화를 알린다.

김희선은 1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의 타이틀롤 서혜승을 맡아 마라맛 복수 연기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블랙의 신부’는 최상위층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배경으로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이들의 욕망을 포착한 드라마다.

김희선은 극중 대기업 임원인 남편의 불륜과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삶이 산산조각이 난 혜승을 연기한다. 혜승은 친정어머니가 몰래 가입시킨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자신의 가정을 산산조각 낸 남편의 내연녀 진유희(정유진)을 만난 뒤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다.

김희선의 아름다운 미모 뒤 숨겨진 서늘한 연기가 드라마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993년 데뷔,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중화권을 주름잡았던 김희선이 이번 작품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희선, “결혼정보회사는 韓유일 문화, 넷플릭스 통해 24번째 재발견될 것”

김희선은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크레스트72 홀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24번째 재발견될 것”이라고 농을 쳤다. 독보적으로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연기력이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는 현실을 빗댄 언급이다.

그는 “20년 전 처음 ‘김희선의 재발견’이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는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20년 넘게 같은 얘기를 들으니 이제 ‘재발견’이라고 언급하지 않으면 서운하다”며 “‘김희선의 재발견’은 전작과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최다 재발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여유있게 포부를 밝혔다.

‘블랙의 신부’는 ‘결혼정보회사라’는 한국의 이색 결혼문화와 상류층의 결혼 비즈니스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희선은 “어느 나라든 사람을 등급으로 매기거나 신분상승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은 비슷할 것 같다. 다만 ‘결혼정보회사’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다 보니 넷플릭스를 통해 이런 문화와 장르를 알리면 글로벌 시청자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자신이 연기한 서혜승 역에 대해서는 “내 성격과 완전 정반대”라며 “통쾌한 사이다 복수를 꿈꿔서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복수를 밟아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선이 현장 주도...박훈 “김희선 주연 작이기에 출연 결심”

어느덧 40대 중반을 바라보지만 변함없는 미모 만큼이나 통쾌하고 화끈한 성격도 그대로다. 그러다보니 현장의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김희선을 추앙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희선의 상대역으로 결혼정보회사의 최상위권인 자산 2조원 벤처사업가 이형주 역을 연기한 이현욱은 “결혼정보회사라는 소재가 신선하기도 했지만 김희선 선배님이 출연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얘기에 오래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혜승의 첫사랑인 차석진 역을 연기한 박훈도 “김희선 선배의 오랜 팬이었다”며 “내가 출연한 이유의 92%가 김희선 선배”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은 “김희선 선배와 함께 촬영하게 된 것만으로 영광인데 내게 ‘팬이다’라고 말씀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고 했다. 이에 김희선은 “차지연의 목소리 연기에 매료됐다. 무대에서는 결점이 하나도 없는 카리스마 여신인데 무대 아래서는 허당이다”라고 화답했다.

연출을 맡은 김정민 PD는 “김희선은 배우들의 중심이자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배우였다”며 “연기에 대해 고민하다 새벽 3시에 문자를 보낸 적이 있었다. 피곤하지만 감동받았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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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