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가왕’ 임재범이 우리들 곁으로 돌아왔다.

임재범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들과 앨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쇼케이스 현장에서 타이틀곡 ‘아버지 사진’ 무대를 라이브로 펼친 임재범은 특유의 중저음의 보이스와 묵직한 울림으로 먹먹함을 안겼다.

8일 공개하는 정규 7집의 3막 ‘기억을 정리하며…’는 2막에서 얻은 빛의 희망을 들고 가족의 상징이자 상처이기도 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와 창을 여는 내용이다. 지난 시간들의 모든 감정과 기억들을 돌아보며 버릴 감정과 간직할 마음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아버지 사진’을 비롯해 ‘내가 견뎌온 날들’, ‘너란 사람’까지 총 3곡이 포함됐다.

임재범은 “3막이 가족이란 주제를 가지다 보니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우선시 됐던 거 같다”고 ‘아버지 사진’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모두의 아버지에 대한 공통적인 그리움, 아쉬움, 상처에 대해 제가 대신 불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너란 사람’은 김현철이 작곡했다. ‘너란 사람’에 대해 임재범은 “한편으론 제가 사는 이유인 딸일 수도, 저를 다시 돌아오게 해준 팬들일 수도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3막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만큼 친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딸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 지은 임재범은 “친구같은 아빠다. 녹음한 곡의 가이드까지 다 들려줬는데 객관적으로 피드백을 많이 해줬다”며 “‘아빠 노래 잘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냐’라고 응원해줘서 힘내서 녹음하고 있다. 그런데 ‘내 아빠라서 자랑스럽다’는 말은 절대 안하더라”라며 웃었다.

임재범의 이번 앨범은 프롤로그곡 ‘위로’ 발매를 시작으로 1막 ‘집을 나서며…’, 2막 ‘빛을 따라서…’, 3막 ‘기억을 정리하며…’, 그리고 에필로그곡과 보너스 트랙 2곡을 합쳐 총 13곡이 담긴 앨범으로 완성됐다. 임재범은 “집을 나서고, 혼돈의 시간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스토리가 짜여져 있어서 그 스토리대로 음악을 들으셨으면 해서 1막, 2막, 3막으로 나눠서 노래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1986년 밴드 시나위 1집으로 데뷔한 임재범은 폭발적인 가창력과 애절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너를 위해’, ‘비상’, ‘고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지난 2015년 아내와 사별 후 활동을 잠정 중단한 임재범은 지난 6월 이번 앨범의 프롤로그곡 ‘위로’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컴백 시동을 걸었다.

7년의 공백에 대해 임재범은 “많이 힘들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상처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더라. 되뇌어지고 되뇌어져서 그걸 벗어나기 위해 애썼지만, 또 쓰러지고 쓰러졌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털어놨다. 다시 음악을 시작한 임재범은 “오랜만에 음악을 하니 소리가 안 나오고 어떻게 발성을 했는지도 까먹었더라. 계속 소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37주년을 맞은 임재범에게 노래는 어떤 의미일까. “숙명인 거 같다”는 임재범은 “힘든 시간 동안 노래를 그만두고 싶었다. 결국은 오늘 다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고 있다. 원하는 곳과 가야할 길들이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29~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국투어 콘서트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열고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임재범은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공연은 아닐 수 있지만 나이 먹은 대로, 지금의 모습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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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