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인 플레이-위력적인 킥 등
기존 자원과 달라 활용가치 높아

이강인(21.마요르카)은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다.
이강인은 이번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말 그대로 '펄펄' 날고 있다. 4경기에서 총 340분, 경기당 평균 85분을 소화하며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실적도 좋다. 1골2도움을 기록 중이고 경기당 키패스 2.5회로 라리가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드리블 성공도 2.5회로 5위다. 축구통계사이드 후스코어드닷컴에에서 시즌 평균 평점 7.77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8.19)에 이어 2위에 등극한 상태(이상 6일 현재)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스피드나 수비 가담, 체력 등 모든 면을 보완했다. 사실상 풀타임을 뛸 체력을 갖췄고, 후반 막바지에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성실성을 보이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이강인에게 프리롤을 부여해 팀을 운영하고 있다. 마요르카는 4경기서 1승2무1패로 나쁘지 않은 초반을 보내고 있다. 이강인의 영향력이 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무대인 스페인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이강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22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지난해 3월 한일전 이후 호출하지 않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단점들 때문일 텐데, 이를 고려해도 너무 과하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인상이 있다. K리그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도 주민규나 홍정호, 이승우 등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만 이강인은 기존 자원으로 대체가 가능한 이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벤투 감독이 확실하게 인지해야 한다.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일부 K리거들은 유럽파나 현재 대표팀 선수들이 있어 반드시 뽑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에 이강인과 유사한 선수는 없다. 스페인에서도 통하는 기술과 창조성, 어떤 상황에서도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정확한 킥을 보유한 이강인은 대표팀에 없는 스타일이다. 그나마 비슷한 황인범, 이재성은 번뜩이는 플레이보다 안정감에 무게가 실리는 선수들이다. 이강인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킥이 날카로운 선수는 없다. 이강인은 코너킥이나 프리킥에서도 위력을 발휘해 활용 가치가 크다. 월드컵 엔트리가 26명으로 늘어난 것도 고려해야 한다. 벤투 감독의 플랜A에 이강인이 없다 해도 엔트리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포함시키는 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나은 선택이다. 
팀 스타일상 선발 출전은 어렵다 해도 뒤지고 있을 때는 이강인 같은 선수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강인에게는 9월 A매치 선발 여부가 월드컵 출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에도 뽑히지 않는다면 이강인이 카타르로 갈 확률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결정권은 벤투 감독에게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선호하는 것은 감독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페인 무대에서 펄펄 날아다니는 선수를 외면하는 것을 납득할 이들은 많지 않다. 좋은 자원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도 지도자의 능력이자 의무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