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열린 1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대극장은 이미 ‘오징어게임’ 열기로 예열돼 있었다. 전날 LA시의회가 ‘오징어게임의 날’을 제정한데 이어 현장에도 ‘오징어게임’의 상징인 대형 영희 인형이 등장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다. 시상식 중간,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버터’가 흘러나와 현장 분위기를 한층 흥겹게 만들었다. 에미상을 중계하는 NBC는 ‘오징어게임’의 주역들을 수시로 비추는 등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정재 옆자리 지킨 임세령 부회장, NBC도 주목

남우주연상 주역인 이정재는 시상식 내내 연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함께 해 이목을 끌었다. 두 사람은 시상식 전 레드카펫에서부터 두손을 꼭 잡고 등장,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했다. 의상부터 블랙 앤 화이트로 조화를 이뤘다. 이정재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특별히 제작한 블랙 수트를, 임 부회장은 화려한 비즈 넥케이프가 돋보이는 디올의 화이트 드레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임 부회장은 시상식 내내 이정재의 옆자리를 지켰다.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순간 NBC는 환한 미소로 뜨겁게 박수치는 임 부회장을 클로즈업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교제 사실을 공개한 두사람은 약 8년째 공개 연인으로 지내며 주위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만나고 있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2021 LACMA 아트 필름+갈라’ 행사에 동반참석했고 올해 5월 프랑스 칸 영화제 일정도 함께 했다. 이정재는 ‘헌트’의 엔딩 크레디트를 통해 연인 임 부회장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영희 인형이 여기서 왜 나와? 에미상 시상식서 선보인 ‘무궁화’ 퍼포먼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전 세계를 열광시킨 ‘오징어게임’의 명장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퍼포먼스가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재연됐다. 에미상 측은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에서 ‘오징어게임’의 상징인 대형 영희인형을 등장시켰다.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정재와 정호연도 인형을 보고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영희의 눈을 피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 퍼포먼스를 마친 이정재는 해당 부문 수상작 ‘SNL’(Saturday Night Live)을 발표했다.
◇에미상이야? 패션쇼야? 톱모델 정호연 ‘첩지’ 눈길

여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정호연은 또다시 한국의 아름다움으로 세계인의 눈을 홀렸다. 정호연은 앞머리 위 가르마 부분에 핑크빛 꽃모양 헤어핀을 ‘첩지’처럼 연출했다. 첩지는 조선시대 왕비를 비롯한 내외명부가 쪽머리의 가르마에 얹어 치장하던 장신구다. 이 헤어핀은 정호연이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루이비통이 정호연을 위해 드레스와 함께 제작한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 3월 열린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댕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호연의 드레스와 당당한 애티튜드도 시선을 끌었다. 그는 옆트임이 과감한 루이비통의 홀터넥 드레스를 입고 톱모델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정호연은 미국 연예매체 피플이 선정한 레드카펫 베스트 드레서 6위에 올랐다.
◇시즌2 스포일러? 절대 비밀!

시상식 후 현지 취재진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관심은 단연 ‘오징어게임’ 시즌2였다. 감독상 수상 뒤 “시즌2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황동혁 감독의 소감이 발단이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아직 대본을 집필 중”이라며 굳게 입을 다물었다. 미국 ‘스타워즈’ 시리즈 ‘어콜라이트’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이정재 역시 작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스포일러라 외부에 알려지면 안되는데 비행기를 타고 내려보니 이미 국내 언론에 보도돼 있더라”며 겸연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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