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카이 등 출연진 절반 비자 못받아 행사 반토박, 주최측 공연 당일 통보 팬들 분노

[뉴스포커스]

LA 로즈볼 스타디움 '캠프 LA 2022' 헛발질
8만명 예고 큰 기대 물거품, 곳곳 텅빈 좌석 
티켓 최고 5백불, 일부 팬들은 외국서 입국 
"항공료 등 다 물어내라…주최측 고소" 격앙

LA에서 열리기로 한 대형 K팝 콘서트에 출연진이 대거 불참하는 ‘무더기 노쇼(No-show)’ 사태가 발생, 현지 K팝 팬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 다. 주최 측이 이러한 사실을 공연 당일에 통보하고 환불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최측 구체적 해명 안해

LA 패서디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15~16일 열리는 K팝 콘서트 ‘캠프 LA 2022’(KAMP LA 2022)가 시작 전부터 파행을 맞았다. 출연이 예정돼 있었던 15팀 중 7팀(갓세븐 뱀뱀, 전소미, 엑소 카이, 라필루스, 소녀시대 태연, 자이언티, 몬스타엑스)이 비자 발급 문제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공연 주최사인 캠프 글로벌(KAMP)은 공연 당일인 15일 트위터를 통해 “예측하지 못한 비자 문제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예정대로 (미국)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알렸다. 한국 가수가 미국에서 유료 콘서트 등 영리 활동을 하려면 별도의 공연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KAMP는 공연 직전 온라인 성명을 내고 팬들에게 7팀 불참을 공지했으나 어떻게 해서 비자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미 대중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는 “주최 측은 이번 공연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K팝 행사’가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계획이 급속도로 변경됐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KAMP가 8만 명 관객이 모일 것으로 예고했었다"며 "하지만, 노쇼 사태로 많은 K팝 팬들이 콘서트 참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씁쓸해했다.
 K팝 스타들을 만날 기대감에 부풀었던 현지 팬들은 갑작스러운 노쇼 사태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정신적 충격도 보상하라"

팬들은 "KAMP가 내 돈을 훔쳤고 출연진 절반을 날려버렸다.", "KAMP가 공연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는 항의 글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심지어 "재정적 손실과 정신적 충격을 보상받기 위해 주최 측을 고소하겠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번 K팝 콘서트의 1일 차 공연 티켓은 198∼500달러에 판매됐다. 공연 참석을 위해 동부 뉴욕에서 서부 LA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카이를 보기 위해 비싼 공연 티켓값과 비행기 요금을 냈고 호텔도 예약했다"며 "손실을 다 보상해달라"고 호소했다.
화가 난 팬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대거 콘서트 관람을 포기했다. 이에따라 이날 오후 콘서트 입장이 시작됐지만, 여느 K팝 행사와 달리 입구 주변은 한산했다.
결국 무대 주위의 스탠딩 구역을 제외한 좌석 곳곳은 채워지지 못했고, 비까지 내려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KAMP는 K팝, 이스포츠(eSports) 분야 문화행사 기획사다. 2019년 첫 프로젝트로 ‘캠프 싱가포르 2019'를 열면서 업계에 진출했다. 이후 공연 실적이 거의 없는 사실상 신생 업체다. 첫 공연엔 슈퍼주니어, NCT 127, 여자친구, 모모랜드, 우주소녀 등 유명 아이돌들이 무대에 올라 약 2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 3년 만에 개최한 비대면 행사가 논란이 된 이번 콘서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