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던 사고에 연예계도 멈춰섰다.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로 정부가 오는 11월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을 지정한 가운데, 지상파·종합편성채널은 예능 프로그램을 대거 결방한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무대인사와 제작보고회를 연기하는 등 애도에 동참했고 컴백을 앞둔 많은 아티스트들이 컴백을 연기하고 각종 행사를 취소하며 추모에 나섰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공연업계도 이태원 참사에 새 앨범 발매를 미루고 공연과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는 등 애도를 표했다. 물밀듯 밀려든 공연과 컴백 일정 속에서도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일제히 예정된 일정을 쉬어가며, 희생자 애도 행렬에 참여하며 슬픔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3년만에 컴백을 앞둔 용준형은 앨범 발매를 연기했고 엑소 첸도 31일 예정이던 솔로 미니 3집 앨범 ‘사라지고 있어’ 발매일을 잠정 연기했다. 이밖에도 아이리스, 드리핀, 에이핑크 정은지,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아이칠린, 크랙시, 펀치, 트렌드지, 나비 등이 애도기간에 발매 예정이었던 신보의 발매 일정을 미뤘다.

대형 가요 기획사들도 예정된 소속 아티스트들의 프로모션 및 콘텐츠 공개 일정 등을 연기했다. 하이브는 11월4일 온라인으로 열 예정이던 ‘공동체와 함께하는 하이브 회사 설명회’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30~31일로 계획했던 ‘스테이션헤드 리스닝 파티’와 ‘디 애스트로넛 리릭 비디오’ 등 방탄소년단(BTS) 진의 데뷔 싱글 ‘디 애스트로넛’ 홍보 콘텐츠도 잠정 연기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예정된 일정을 연기하면서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YG 측은 “갑작스러운 참변의 희생자와 유족께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라면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각종 축제와 콘서트도 줄줄이 취소됐다. 장윤정, 영탁, 홍진영 등이 전국 곳곳에서 기획된 콘서트를 대거 취소했고 일본 나고야 콘서트를 준비 중이던 김재중도 행사를 2시간 전 공연을 취소했다. 에이티즈, 드림캐쳐 등 불가피하게 콘서트를 진행한 팀들은 공연에서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고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4만명이 운집할 예정이던 30일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 K-POP 콘서트’도 취소됐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주최하는 오는 11월3· 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MWM페스티벌 행사도 잠정 연기됐다.

이밖에 국가애도기간인 이번주 내내 방송, 영화, 가요계의 공식 행사가 대거 취소됐다.

방송가도 추모 분위기 속에 SBS는 31· 11월1일 드라마 ‘치얼업’,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신발벗고 돌싱포맨’을 결방했다. SBS FiL, SBS M 음악방송 ‘더 트롯쇼’, ‘더 쇼’ 편성도 취소됐다. MBC는 이날 편성된 드라마 ‘마녀의 게임’, 예능 ‘안싸우면 다행이야’,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을 방송하지 않았다. 11월2일 첫 방송 예정인 예능 ‘일타강사’도 한 주 연기했다. KBS는 이날 1TV를 통해 ‘아침마당’ 대신 ‘KBS 뉴스특보’를 송출하는 등 뉴스 보도에 집중했고, 2TV에서는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와 ‘개는 훌륭하다’를 결방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이번 주 예능 ‘톡파원 25시’, ‘최강야구’, ‘오버 더 톱-맨즈 챔피언십’, ‘두 번째 세계’, ‘인생 리셋 재데뷔쇼-스타 탄생’, ‘세계 다크투어’,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결혼에 진심’, ‘K-909’, ‘아는 형님’을 쉬어간다. MBN은 새 예능 ‘돌싱글즈 외전-괜찮아, 사랑해’에 이어 ‘뜨겁게 안녕’의 첫 방송일을 미뤘다.

케이블채널 tvN은 국가애도기간 동안 예능을 대거 결방한다. 이에 ‘줄 서는 식당’, ‘우리들의 차차차’, ‘회장님네 사람들’, ‘청춘MT’, ‘놀라운 토요일’을 방영하지 않는다. Mnet은 31일 ‘아티스탁 게임’, ‘스맨파 코멘터리’, 11월1일 ‘스트릿 맨 파이터’, 3일 ‘엠카운트다운’ 결방을 확정했다.

공식 행사도 대부분 취소돼 KBS는 31일 KBS2 새 월화드라마 ‘커튼콜’ 제작발표회, 11월3일 KBS2 예능 ‘세컨 하우스’ 제작발표회를 진행하지 않는다. 11월2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예능 ‘사내연애’ 제작발표회, Mnet ‘2022 MAMA AWARDS’ 글로벌 기자 간담회 역시 취소됐다. 31일 Mnet 예능 ‘스트릿 맨 파이터’의 탈락 크루 어때, 원밀리언의 화상 인터뷰, 11월3일 티빙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컬’을 연출한 이욱정 PD의 인터뷰가 잠정 연기됐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2일 ‘더 패뷸러스’ 제작발표회 행사를 잠정 연기했고 11월4일 드라마 공개일도 미뤘다.

영화계에서는 30일 영화 ‘자백’, ‘리멤버’ 무대인사 및 31일 ‘압꾸정’ 제작보고회가 취소됐다. 11월3일 ‘탄생’ 제작보고회, 제43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11월4일 ‘심야카페: 미씽허니’ 언론시사회 등도 일정을 조율 중이다. 각 영화 관계자들은 “국가애도기간이 5일까지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진행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수들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아울러 부상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박재범도 이태원 압사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성시경은 “참 덧없다. 너무 안타갑고 아깝고 어이없는 희생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이번주 유튜브는 쉬겠다”고 덧붙였다.

해외 스타를 비롯해 K팝 팬들도 잇따라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해외 네티즌은 각종 SNS를 통해 “PrayForItaewon”이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했다.

홍콩 배우 양자경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너무 충격적이고 슬프다.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라며 언급했다.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는 “서울에서 끔찍한 비극이 벌어졌다. 다시 함께 모여 자유를 축하하고 누려야 할 많은 젊은이를 잃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또 일본 밴드 엑스재팬의 리더 요시키는 “한국의 가슴 아픈 비극을 들었다”라며 “희생자와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라고 추모했다.

한편 지난 29일 핼러윈 데이를 맞아 서울 이태원동 일대에 수많은 일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일어났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154명이다. 정부는 오는 11월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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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