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일부 아이돌들이 소통을 아끼는 것에 대해 K팝 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트위터 대한민국 인기 트렌드에 ‘버블 금지’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K팝 팬들 사이에선 이태원 참사 이후 몇몇 아이돌들이 팬덤 플랫폼 버블을 통해 소통하지 않는 것 같다며 소속사에서 주의하라고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버블은 유료 팬덤 소통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아티스트와의 소통을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구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다수의 소속사가 계약을 맺고 있으며, NCT, 스트레이키즈, 엔믹스, 에스파, 전소미 등 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엔 아이돌을 비롯해 배우 커뮤니티도 오픈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 발생 후 정부는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가요계, 방송계, 영화계 등 연예계는 기존 일정을 취소 및 연기하며 이태원 참사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팬들은 일부 아이돌이 이태원 참사 이후 팬들의 메시지를 읽긴 하나 답변을 보내지 않는다며 “원래는 (아티스트가) 매일 메시지를 보냈었는데 참사 이후로 안 오고 있다”, “보고 싶어서 답답하다” 등의 글을 남겼다.

반면 일각에선 “지금 내가 보낸 메시지를 읽고 있긴 하다. 이 시기에 괜히 소통하러 왔다가 내 가수가 욕먹을 바엔 안 오는 게 나은 것 같다”,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좋다. 애도 기간 만큼은 참을 수 있다.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고민일 것 같다” 등 이해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 선포와 함께 이에 동참하고자 반드시 이행해야 할 스케줄을 제외한 아티스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며 말했다.

연예계 스타들의 SNS 상 발언이 비상한 화제를 모으고, 이태원 참사 직후라 아티스트 입장에선 팬들과의 소통에도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채팅을 읽은 티를 내거나 일부 채팅에 표시를 남기는 등 각자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팬들에게 ‘생존 신고’를 남기고 있다. 팬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아티스트의 안부를 묻고 싶고 소통하고픈 마음도 있겠지만 말 한마디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의도와는 달리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조심스러운 행보를 지켜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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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디어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