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숨진 한국계 러시아인 유가족이 시신 운구 비용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배우 이영애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박 율리아나(25)는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벌어진 참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고려인 3세 아버지 박 아르투르 씨는 딸의 시신을 고향 러시아로 운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다. 약 5000 달러(한화 약 709만 원)가 필요한데 구할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마침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페리선이 오는 4일 출항하는데, 이를 놓치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박 씨의 사연은 한국에 알려지며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배우 이영애는 3일 한국장애인복지재단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율리아나 씨와 가족을 지원하고 싶다”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는 지난 2015년부터 한국장애인복지재단 문화예술분야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 사회 곳곳에서 장애로 인한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도 이영애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한 40대 주부는 “아버지께 1000만 원을 빌려드리고 정부에서 보상금이 준비되는 시점에 상환받을 수 있다면 연락해 달라”며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다.

외교부는 외국인 희생자 박씨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례비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한국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를 법무부와 협조해 시행한다.

이태원 참사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총 26명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을 위해 항공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9개국 14명의 사망자 유족에게 왕복 항공권을 지원한다는 뜻을 외교부에 전했다.

한편, 이영애는 지난 8월 수해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5000만 원의 성금과 생활용품을 기부했다. 또한 지난달 21일에는 이해인 수녀 등과 환경 보호 캠페인에 나서는 등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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