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7' 마스크 쓰고 벤투호 첫 훈련 참석한 손흥민
완벽했던 수술… 현재 회복 단계지만 몸 상태 괜찮아
스프린트까지 진행, 뛰는 데 문제 없어… 헤더는 아직
첫 경기, 마지막 경기까지 에너지.실력 최대한 발휘

'배트맨'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은 16일 오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월드컵에 참가하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영국에서 안와골절 수술을 받고 회복하다 16일 자정께 하마드국제공항을 통해 카타르에 입국했다. 수술대에 오른지 이제 겨우 12일이 지났다. 24일 첫 경기까지 온전히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첫 훈련에서 손흥민은 예상을 뒤집었다. 손흥민은 자신을 상징하는 숫자 7이 쓰인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배트맨'으로 변신한 손흥민은 예측과 달리 첫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앞서 다른 유럽파가 첫 훈련에서는 사이클을 타며 컨디션 조절만 한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보호장구가 아직은 어색하고 불편한 듯 연신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손흥민은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훈련했다. 취재진에 공개된 15분간 큰 무리 없이 러닝, 볼 터치 등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10분 정도 더 훈련에 임하다 황희찬, 김진수와 함께 열외돼 개인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처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후 훈련을 한 손흥민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기 전부터 구단에서 훈련을 따로 진행하며 볼을 찼다. 늘 하던 느낌이었다. 크게 다른 것은 없이 소화했다. 생각보다 마스크가 편안했다. 나쁘지 않았다. 영국에서 썼을 때와는 날씨 때문에 다르더라. 카본 재질이라 충격을 보호해준다. 상당히 가벼워 놀랐다. 여유분은 충분하다. 번갈아가면서 착용할 수도 있다. 부러질 일도 없다. 더워서 땀이 많이 났다. 계속 만지는 것은 붓기 때문이다. 얼굴 형태에 맞춰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혼 그 자체다. 안와골절은 큰 부상이다. 얼굴, 머리와 관계 있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선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를 계속 치러왔다. 운동을 쉰 것은 열흘 정도라 컨디션은 오히려 조금 더 재충전을 했다. 수술이라는 게 몸을 망치는 일인데 너무 잘 됐다고 한다. 회복 단계이지만 몸 상태에 문제는 없다. 지금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의사가 아니라서 답해드리가 어렵다. 축구선수는 늘 리스크가 있다. 언제든 다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왔다. 경기에 얼마나 뛸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헤더를 해보지는 않았다. 수술한지 열흘이 지났다. 뛰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소속팀에서 훈련을 했는데 스프린트까지 했다. 지장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월드컵이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손흥민은 매번 눈물을 흘렸다. 2014년 첫 번째 월드컵에선 1무2패로 처참한 성적을 얻었고, 4년 전에는 독일을 이기고도 2패를 안으며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아픔이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잘하고 싶지만 그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안다. 간절한 마음이 있지만 마음보다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미래는 볼 수 없으니 첫 경기, 마지막 경기까지 제가 가진 에너지, 실력,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 특별한 월드컵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목표를 설명했다. 

도하(카타르) |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