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의 스토리는 주희의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극에서 굴곡이 많은 친구인 만큼 그의 서사 전개를 해석하고 연기하고자 노력했다.”

배우 정채연이 지난 12일 종영한 MBC 드라마 ‘금수저’에서 UBS 방송국 딸이자 몰락한 재벌집 딸 나주희 역으로 분했다. 배역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그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종영 소감을 밝혔다.

‘금수저’는 동명의 인기 웹툰 ‘금수저’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연기를 하며 원작에서 참고한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 정채연은 “인기가 많은 웹툰인 만큼 팬층이 탄탄해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첫 등장신에서 웹툰과 색은 다르지만 비슷한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드라마가 원작과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첫 등장에서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려고 했다”고 답했다.

나주희 역을 연기하며 어떻게 그려내고자 했을까. 캐릭터에 대해 “대본 리딩할 당시 작가님께서 나주희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부분이 있다. 가치관에 흔들림 없는 올곧은 친구니까 그 점을 잘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나주희는 정말 한결같은 친구였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내적 고민이 생길 때면 작가님의 말씀을 머리에 새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수저를 쓸 기회가 온다면 어떨 것 같냐는 말에 정채연은 “한 번만 쓰면 3일 동안 경험해보고 다시 돌아오면 되니 않느냐. 우리 집 강아지랑 바꿔보고 싶다. 정말 편하게 사는 아이 같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아이돌로 데뷔했지만 본래 배우를 꿈꿔왔다. 아이돌로 먼저 활동한 이유에 대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생활도 너무 하고 싶고 배우로서의 꿈에도 가까워지고 싶어서 예고에 진학했다. 그래서 연기과에 들어가서 연극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며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회사에서 연락받게 됐다. 그때는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게 너무 힘들었다. 사람들앞에서 쪽대본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그래서 연습생을 하면서 성격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런 그에게 아이돌 활동 기간은 잊지 못할 추억과 친구를 얻은 소중한 순간이다.

“아이돌로 활동 시간이 있었음에 정말 감사하다. 나에게 아이오아이는 서로 으샤으샤 하고 챙겨주는 시댁 같은 팀이고, 다이아는 무심하지만 따듯한 면이 많은 친정 같은 팀이다. 두 그룹을 하다 보니 멤버 수가 워낙 많은데 연예계 생활을 오래 하면서 나를 알고 내 편인 사람이 있다는 게 편하더라. 혼자 밥 먹기 싫을 때 언제든 전화할 수 있는, 그런 든든한 친구들로 남을 것 같다.”

가수로 시작해 배우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선 정채연은 “아직 배우로서 20% 적응했다. 이제 시작인 것 같다”며 “여러 장르의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 또 연기할 때 매력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금까지 풋풋하고 청순한 역할을 많이 해봐서 머리를 잘라본 적이 없다. 이건 내 로망인데 앞머리가 있는 단발머리를 해보고 싶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처럼 단발머리에 부스스한 스타일을 해보고 싶다. 그런 배역이 있다면 언제든 이미지 변신을 하겠다. 재밌을 것 같다.”

그런 그는 롤모델로 “전지현, 손예진, 한효주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들”이라고 꼽으며 “여러 가지를 체험할 수 있고 살아볼 수 있는 내 직업이 너무 좋다. 그래서 배우를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처럼 오랜 기간 좋은 작품, 다양한 장르를 멋있게 소화해보고 싶다”라고 말해 미래의 정채연을 더욱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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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BH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