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보호대 착용하고 조별리그·16강 '전 경기' 풀타임 투혼

세 번째 월드컵서 첫 16강행…브라질에 패해 8강 진출은 다음 기회로

(도하=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의 세 번째 월드컵이 끝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완패했다.

사상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한 태극전사들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16강 무대를 밟았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열심히 싸웠지만, '세계 1위'인 브라질의 기량에 완벽하게 밀렸다.

높은 벽을 넘지 못한 대표팀은 아쉬움을 삼켰다. 사흘 전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도 웃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세 번째로 월드컵에 나선 손흥민에게 이번 대회는 더 간절하고 각별했을 터다.

그는 지난달 초 소속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치르다 상대 수비수와 강하게 충돌해 안와 골절상을 당했고, 월드컵 개막을 약 3주 앞두고 수술대에 올랐다.

월드컵 출전에 '빨간 불'이 켜지는 듯했지만, 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은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

단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뛰겠다는 강한 의지와 책임감을 드러냈고, 얼굴을 보호하는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는 헤딩을 시도하거나 마스크를 잠시 벗고 달리는 모습도 보였다.

투혼을 펼친 그는 3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2-1 승)에선 폭풍 드리블과 절묘한 패스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역전 결승골을 도우며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을 경험하게 됐다.

그러나 브라질에 막혀 더 나아가지 못했다. 대표팀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기약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제 네 번째 월드컵을 준비한다. 4년 뒤면 34세가 되지만, 충분히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나이다.

축구계의 '양대 산맥'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폴란드), 올리비에 지루(36·프랑스), 루카 모드리치(37·크로아티아)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다.

브라질전을 마친 손흥민은 다음 월드컵 출전 가능성에 대해 "그건 내 능력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할 거다. 나라가, 대표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한 몸을 바칠 생각이 분명히 있다. 4년 동안 많은 시간이 남은 만큼 그 시간 동안 잘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bo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