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완파한 잉글랜드 '무실점 행진'
케인, 견제 역이용해 공격수 지원 사격
부카요 사카-주드 벨링엄… 젊은피 훨훨

'케인과 아이들'이 삼사자군단 월드컵 우승 한풀이에 앞장설 것인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다득점 경기를 이어가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에 올랐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지휘하는 잉글랜드는 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16강전에서 아프리카의 세네갈을 3-0으로 완파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중반까지 상대 탄탄한 방어에 고전했으나 한템포 빠른 패스워크로 수비 뒷공간을 두드렸다. 전반 38분 주드 벨링엄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낮게 깔아찬 공을 조던 헨더슨이 왼발 선제골로 연결했고, 전반 추가 시간 역습 상황에서 '캡틴' 해리 케인이 필 포든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추가골을 넣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득점왕(6골)에 빛나는 케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도움 3개만 기록했는데 이날 첫 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올린 잉글랜드는 쉴 새 없이 세네갈을 몰아붙였고, 후반 12분 또다시 포든이 왼쪽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올린 크로스를 부카요 사카가 왼발을 갖다 대 세번째 득점을 해냈다.
세계 최고 리그로 꼽히는 프리미어리그(EPL)를 보유한 잉글랜드는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와 연이 멀었다. 월드컵에서 우승한 건 1966년 자국 대회가 마지막. 2000년대 들어서도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 등 공수에 스타 선수가 즐비했으나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개성이 강한 선수의 '원 팀 의식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떠안았다.
체질 개선을 이끈 건 사우스게이트 감독이다. 2016년 삼사자군단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름값에 치우치지 않는 선수 선발을 기초로 대표팀 리모델링을 이끌었다. 그 결과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4강,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등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와 점차 가까워졌다. 
카타르 월드컵은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 잉글랜드가 꽃을 피울 시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공격진부터 2선. EPL에서 세 차례 득점왕을 차지한 케인을 중심으로 젊고 재능 있는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어우러지게 했다. 2000년대생인 필 포든, 부카요 사카, 주드 벨링엄 등이 핵심이다. 
케인은 자신의 견제를 역이용해 득점에 욕심내지 않고 후배 공격수를 지원 사격하고 있다. 그 결과 잉글랜드는 16강전까지 무려 12골을 퍼부었고, 득점자가 8명이나 된다. 후반 조커로 공격의 힘을 유지하는 마커스 래시포드(3골)와 잭 그릴리쉬(1골)의 힘도 막강하다.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와 존 스톤스, 골키퍼 픽포드가 이끄는 수비진도 갈수록 안정적이다. 이번 대회 4경기 중 3경기를 무실점을 이끌었다.
잉글랜드는 개인 사정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벤 화이트에 이어 16강전을 앞두고 라힘 스털링이 런던 자택에 강도가 침입해 급거 귀국하는 사태를 맞았다. 뒤숭숭한 상황에도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건 이전과 달라진 힘을 증명한다. 잉글랜드는 11일 오전 4시 같은 장소에서 프랑스와 8강전을 치른다. 프랑스는 같은 날 폴란드와 16강전에서 2골 1도움 원맨쇼를 펼친 킬리앙 음바페 활약을 앞세워 3-1 완승했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