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휘젓는  
황희찬-황인범-김민재 
실력-당당함으로 韓 축구 '기둥' 성장 
다음 월드컵도 만30세 전성기 
물오른 기량으로  
16강, 8강, 더 높이!

이제 한국 축구의 중심은 '96세대'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령대는 단연 1996년생이다. 포지션 별로 다양하게 분포돼 이번 대회를 '캐리'했다. 한국 축구는 96세대들이 잘한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시작이었고, 이번 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공격 쪽에는 황희찬(울버햄턴)이 단연 돋보인다. 햄스트링 문제로 1~2차전에 결장했던 황희찬은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다. 뛴 시작은 많지 않았지만 임팩트는 강했다. 같은 포지션의 윙포워드 나상호(FC서울)는 황희찬의 빈 자리를 잘 채웠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승선 자체로 비판을 받는 억울함을 떠안았지만, 1차전 우루과이전 활약으로 의심을 지웠다. 10대 시절부터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두 선수는 이제 한국 축구의 핵심 공격수다.  미드필드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있다.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대체 불가 자원임을 증명했다. 축구 기록 매체 옵타에 따르면 황인범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파이널서드 지역에 패스를 총 89회나 성공시켰다. 경기당 평균 29.6회로 대회에 참가한 32개 팀 선수들 중 무려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황인범 앞에는 스페인의 페드리(100회), 아르헨티나의 로드리고 데폴(97회) 단 두 명의 선수만 존재했다. 수비 쪽엔 김민재(나폴리)가 96세대 대표 주자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이적 후 세계적인 센터백 반열에 올랐다. 종아리 부상에서 조별리그 1~2차전을 뛰며 맹활약했다. 이제 대표팀에서 손흥민만큼이나 중요한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한 두 경기였다. 3차전에서 교체로 출전한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7월 처음 대표팀에 승선한 후 초고속으로 입지를 넓혀간 끝에 월드컵까지 온 케이스다. 
이 대회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은 1992년생이 중심이었다. 손흥민을 필두로 황의조, 이재성, 김진수, 손준호 등이 공격과 미드필드, 측면 수비에 걸쳐 포진하며 팀을 지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92세대의 노련함에 96세대의 활기와 영향력이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김영권이나 김승규로 시작하는 베테랑들과의 조화도 좋았다. 96세대는 탁월한 실력뿐 아니라 당당하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로 팀에 활기를 더한다. 특히 김민재의 경우 손흥민의 뒤를 이을 차기 캡틴 후보로 거론된다. 이번 대회에서도 팀에 엄청나 플러스 요인이 됐다. 
1996년생 선수들은 우리나이로 27세, 만으로는 26세다. 이제 축구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들 시기다. 이번 대회에서도 잘했고, 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96세대 선수들을 보면 4년 후 월드컵도 기대하게 만든다. 4년 후 월드컵에서 이들은 만 30세가 된다. 축구선수로서 기량이 농익는 시기다. 게다가 이들 중 황희찬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이번에 월드컵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이미 월드컵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대회에 돌입하기 때문에 더 노련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들 덕분에 한국축구는 걱정없이 다음 대회도 준비할 수 있다.

도하(카타르) |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