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가 음원수익 정산금 갈등이 법정에서 2라운드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후크 측은 이승기에게 미지급 음원 수익 정산금 54억원을 지급했다. 이에 이승기는 “후크의 계산법을 이해할 수 없기에 앞으로 계속 법정에서 다투겠다”며 “미정산금은 얼마가 됐든 모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크 측 역시 “더이상 이승기에 대한 정산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아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연예계는 이번 갈등의 1라운드가 언론을 통한 폭로전이었다면 2라운드는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그간 이승기 측과 일부 언론의 폭로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했던 후크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크가 지급한 음원수익 정산금 54억 맞나?

핵심은 후크가 이승기에게 지급한 음원수익 정산금 54억원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후크 측은 16일 “이승기 측이 요구한 금액이 정산금액과 큰 차이가 있는 관계로 쌍방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정산문제로 길게 분쟁하고 싶지 않기에 기지급 정산금 13억원 상당 외에 미지급 정산금 29억원 상당과 그에 대한 지연이자 12억원 상당을 전액 지급하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승기 측은 이같은 지급액에 반발하며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가요계에서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승기의 지난 10년간 누적 매출액이 약 90억원대라면 후크 측이 지급한 금액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요계 속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10년간 누적매출액이 90억원대고 누적제작비가 약 30억원대라고 계산할 경우 누적 이익은 60억원대에 달한다. 통상 신인의 경우 매출 이익의 10%를 지급 받는다”라며 “이승기가 매년 앨범을 제작한 것은 아니고 재계약을 한 톱스타인 점을 감안할 때 29억원과 지연이자 12억원은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액수를 토대로 외부에서 통상적으로 계산한 금액이기에 양측의 계약서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합의에 실패했다고 일방적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무례’를 범한 점은 후크 측에 마이너스로 돌아갈 여지가 있다.

◇후크의 반격 없던 이유는 압수수색?

연예계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에 후크의 대응이 늦어진 점을 놓고 “앞서 벌어진 압수수색이 결정타였을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서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경영진 횡령 등의 이유로 지난 달 후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때 회사의 주요 서류들이 증거물로 압수돼 이승기 측과 일부 언론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어린 시절부터 18년간이나 한솥밥을 먹었던 만큼 후크 역시 이승기의 치부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사건의 키를 돌리지 못한 배경에는 이러한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권진영 대표 법인카드 사용, 개인 귀책사유 등 해결할 문제 산적

한편 이승기와 음원수익 정산금 분쟁 외에도 후크는 권진영 대표 개인적인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법인카드 유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권대표가 지난 6년 7개월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금액은 총 28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어머니와 지인에게도 법인카드를 제공했고 남동생을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특히 후크는 지난해 초록뱀 미디어에 440억원에 매각된 만큼 배임횡령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책임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후크 측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권 대표 개인의 수면제 대리처방 의혹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리 처방을 받았다”며 해당 매체에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승기와 법적 다툼 외, 여타 소송이 산적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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