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였다.

손흥민과 살라는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나란히 23골씩을 넣으며 골든부트를 차지했다. 의심의 여지 없는 리그 최고의 골잡이들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번시즌 두 선수는 나란히 부진에 빠졌다. 전체 일정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 손흥민은 4골3도움, 살라는 7골4도움으로 지난시즌에 비해 빈약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아직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채우지 못했고, 살라는 새해에 치른 공식전 5경기에서 딱 한 골만 기록하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전후로 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단순히 기록이 문제가 아니다. 경기력 자체가 지난시즌과 비교하면 저하되어 있다. 손흥민은 안면 부상 후 좀처럼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살라 역시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 최근에는 쉬운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장면도 몇 차례 나왔다.

두 선수는 모두 1992년생이다. 서른 살을 넘은 만큼 서서히 경기력이 떨어질 시기는 됐다. 흔히 말하는 ‘에이징 커브’에 들어서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정도로 급격하게 득점 기록이 떨어지는 점은 분명 우려스럽고 이례적이다.

이로 인해 손흥민과 살라 모두 팀 내 입지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부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대체자로 비야레알 공격수 아르나우트 단주마 영입에 근접했다. 살라 상황도 다르지 않다. 리버풀은 살라 매각을 결심했고, 새 공격수 영입 작업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시즌의 부진을 두 선수만의 책임으로 보기는 어렵다. 토트넘과 리버풀 모두 팀 상황이 좋지 않다. 토트넘은 5위, 리버풀은 9위에 머물고 있다. 팀의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두 공격수도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두 선수의 기량이 하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게다가 손흥민의 경우 심각한 부상 후 무리하게 월드컵과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경향이 있다. 몸 상태는 여전히 100%가 아니다.

손흥민과 살라 모두 소속팀과의 계약은 2년 넘게 남아 있다. 나란히 2025년 여름에 계약이 종료된다. 뿐만 아니라 팀을 대표하는 얼굴, 간판이라 부활이 시급하다. 득점왕 타이틀에 걸맞는 경기력을 회복해야 개인도, 팀도 살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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