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호, LG와 연습경기는 악천후로 취소 
컨디션 올려야 하는 투수는 자율훈련 진행 
불펜투구로 예열, 실전감각 높이며 구슬땀 
소형준 "35개 던져 80%까지 페이스 채웠다"

대한민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이 연습경기 취소의 아쉬움을 불펜투구로 달래며 페이스 급속충전을 했다. 오전에 내린 비로 차갑고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이를 뚫고 실전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WBC 대표팀은 26일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의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LG와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오전에 내린 비와 그라운드 상태로 인해 취소됐다. 
특히, 아직 정상 컨디션을 맞추진 못한 투수들은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위해 강풍 속에서도 불펜투구를 이어갔다. 실전감각을 높이기 위해 한 개의 공이라도 더 던지기 위해서다. 대표팀 투수 15명 중 곽빈(두산)을 제외한 14명이 불펜투구를 실시했다. 
자율 훈련이었지만 선수들은 실전과 같이 30개 안팎의 공을 던지며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투수진의 맏형 양현종(35ㄱKIA)은 60개의 공을 던지며 실전에 대비했다. 더욱이 자신의 훈련을 마친 후 후배 김윤식(LG·23)의 투구를 지켜보다 직접 포수 옆으로 다가가 타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훈련을 마친 양현종은 "(김윤식의)공 끝을 한번 봤다. 마운드에서 보는 거랑 타석에서 보는 게 다를 것 같아서 봤는데 공 끝이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칭찬하며 "현재 투수들 전체적으로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대회까지 열흘 정도 남았는데 고척 훈련이나 평가전이 돔에서 하니깐 그곳에서 잘 만들어한다. 야외에서 하는 것보단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젊은 에이스' 소형준(KT·22)도 지난 평가전에서의 부진을 곱씹으며 절치부심한 모습이다. 소형준은 지난 25일 대표팀과 KT의 2차 평가전에 KT 소속으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그는 35개의 공을 던지며 예열을 마쳤다. 
불펜 투구 후 만난 그는 "감기에 걸려 대표팀 합류해서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제야 다 나았다. 지난 평가전에서는 오랜 만에 실전을 하니깐 의욕이 앞서서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고 돌아보며 "오늘 35개를 던졌다. 시즌에 좋았을 때 느낌을 받았다. 다만 시합에 들어가 타자가 있으면 또 모르는 거다. 계속 던져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 던지고 나서 80%까지는 페이스가 채워졌다. 내일은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KBO리그 '홀드왕' 정우영도 35개의 공을 던지며 실전감각을 익혔다. 정우영은 "아침에 훈련장에 오니 정말 추워서 공을 잘 던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던지면서 몸에 열이 나서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연습경기에서 잘 하려고 과하게 힘을 쓰다 보니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았는데 지금은 점점 구위가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WBC 대표팀의 애리조나 훈련 일정은 사실상 끝이 났다. 28일에는 오전 훈련만 진행한 후 귀국길에 오른다. 한국에 도착해 3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국내 첫 훈련을 진행한 후 3일 SSG 퓨처스(2군)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후 대표팀은 일본으로 건너가 6일 오릭스 버팔로스, 7일 한신 타이거스와 공식 연습경기를 가진 후 9일 호주와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애리조나 | 김민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