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쇼였다.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이하 ‘불트’)이 막을 내린 가운데, 황영웅 꼬리표를 안고 종영 후에도 여전히 시끄럽다.

‘불트’에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유력한 우승 후보로 등극했던 황영웅은 지난달부터 불거진 상해 전과 의혹, 학교폭력, 데이트 폭행 의혹 등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공식 사과문을 낸 뒤 “그럼에도 기회를 달라”던 황영웅은 비난여론이 쏟아지자 결승 2차전 직전에서야 하차를 결정했다. 시청자들의 항의에 전국투어 콘서트에서도 빠졌다.

황영웅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었던 ‘불트’의 최종 우승자는 손태진이었다. 지난 7일 최종회 방송에서 통편집된 황영웅이 빠지면서 자동으로 1차 결승전 1위에 올라선 손태진은 이변 없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신성, 3위는 민수현, 4위는 김중연, 5위는 박민수, 6위는 공훈, 7위는 에녹이 차지했다.

‘불트’ 최종 톱7은 스핀오프 프로그램, 갈라쇼, 전국투어 등을 잇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황영웅 리스크’는 지우지 못한 모양새다. ‘불트’ 최종회 시청률은 1부 14.8%, 2부 16.2%, 3부 15.6%로 자체 최고 시청률 16.6%(10회)를 넘지 못했다. 최종회에서 우승자가 가려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제작진은 각종 논란에 휩싸인 황영웅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샀고, 훼손된 프로그램 이미지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경연 준비에 열을 올렸던 7인의 출연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우승을 차지한 손태진은 끝내 눈물을 보였고 최종 상금 6억 2000만 원을 받았지만, 줄곧 1위였던 황영웅의 하차로 얻은 빛바랜 1위란 꼬리표는 지울 수 없게 됐다.

전국투어 콘서트 역시 티켓이 줄줄이 취소됐다. 4월 29·30일 양일간 서울 KSOP DOME에서 진행되는 서울 공연 티켓은 매진에 실패했다. 황영웅 관련 논란이 이어지며 실망한 팬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불트’를 제작한 서혜진 PD가 과거 론칭한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 치열한 예매 열기 속에서 오픈 매진 기록을 한 것과도 비교되는 성적표다.

설상가상 ‘불트’ 제작진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서 PD 등 제작진 3명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관련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황영웅 특혜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서가 서울경찰청에 접수됐고, MBN 본사 관할서인 중부경찰서로 사건이 넘겨졌다. 또한 ‘불트’ 연출을 맡은 A씨는 외주업체 B씨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까지 당한 상황이다.

황영웅이 자숙 없이 팬미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7일 한 유튜버는 “황영웅의 팬들이 똘똘 뭉쳐 그의 활동을 지지하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황영웅의 사과문에 ‘자숙’, ‘활동중단’을 언급하지 않는 점들을 들며 팬 미팅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뒷심을 잃은 ‘불트’는 종영에도 황영웅의 그림자가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탄생시킨 서 PD의 야심작 ‘불트’는 ‘제2의 임영웅’ 탄생을 꿈꿨지만 호기로운 시작과 달리 초라한 결말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 ‘피지컬: 100’, MBC ‘소년판타지’, JTBC ‘피크타임’ 등 출연자들이 연이어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출연자 문제는 고질적인 병폐”라며 “그중에서도 ‘불트’는 사전 검증보다 사후 대처가 실망감을 안긴 케이스였다. 이번 경연에 사활을 건 출연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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