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공식기록업체 PTS 기준 161㎞
국내 투수로는 가장 빠른 공 던져
외국인 포함하면 리즈 162.1㎞ 최고
안우진-김서현 등 '영건' 구속 상승세
MLB처럼 '100마일' 불꽃투 기대
한국야구도 시속 160㎞ 시대가 열렸다.
한화 특급 신예 우투수 문동주(20)를 시작으로 영건들이 160㎞ 강속구를 뿌리는 모습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2010년대 초반 이른바 베이징 키즈로 시작된 유소년 야구 열기가 프로무대로 고스란히 이식됐다.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 재능이 그라운드 위에서 만개하고 있다.
예상된 일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고등학교 투수들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고교 투수들의 구속이 비약적으로 향상했다. 과거에는 145㎞만 던져도 최상위 지명이 유력했는데 이제는 단순히 145㎞를 던져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최상위 지명자 대부분이 150㎞를 찍어봤고 전체 1순위 후보는 150㎞ 중반대를 찍는다.
프로 입단 후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어 근력과 순발력을 향상시키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두 영건, 문동주와 키움 안우진(24)이 그렇다. 입단 당시 다소 마른 체구였지만 구단 프로그램에 따라 운동하며 근육량과 회전력이 두루 좋아졌다.
그 결과 문동주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 1회 박찬호를 상대로 160㎞ 강속구를 던졌다. 이 공은 광주KIA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159㎞,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PTS에 161㎞, 한화 구단 트래킹시스템인 트랙맨에서는 160㎞가 찍혔다.
당시 문동주는 박찬호에 맞서 초구 슬라이더, 2구 커브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3구로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속구를 던졌고 이 공이 KBO리그 역사상 국내 투수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이 됐다.
KBO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전까지 PTS 기준으로 국내 투수 최고 구속은 2012시즌 롯데 최대성의 158.7㎞였다. 외국인투수까지 영역을 넓히면 2012시즌 LG 레다메스 리즈가 162.1㎞를 찍었다. 문동주가 160㎞를 기록하기 전까지 KBO리그 160㎞ 강속구는 리즈의 전유물이었다. 리즈는 2012년과 2013년 9번 이상 160㎞가 넘는 공을 던졌다.
이제는 문동주와 안우진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9월 30일 문학 SSG전에서 PTS상으로 158.4㎞가 기록된 속구를 던졌다. 당시 이 공은 트랙맨에서는 160㎞로 측정됐다. KBO가 메이저리그처럼 트래킹데이터를 공식 자료로 인정했다면 국내투수 최초 160㎞ 달성자는 안우진이 됐을 것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안우진은 지난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속구 평균 구속이 153.4㎞에서 154.9㎞로 올랐다. 지금 페이스라면 안우진도 올시즌 중 몇차례 160㎞를 던질 것이다. 단순히 구속만 올라간 게 아닌 릴리스포인트가 조금 더 높아지며 수직 무브먼트로 향상됐다. 떠오르는 느낌이 드는 라이징 패스트볼을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한다.
문동주와 안우진이 전부도 아니다. 한화 신인 김서현은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 한일전에서 101마일(162.5㎞) 강속구를 던졌다. 중계방송 장비 기준으로 101마일이 찍혔고 실제 구속은 157㎞로 측정됐다. 당시 김서현의 공을 두고 한국은 물론 일본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강속구 투수가 많은 일본에서도 고교생 101마일은 흔치 않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