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록은 깨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공존한다.

보스턴 셀틱스가 3연패 후 3연승을 거두고 홈 7차전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NBA 기록은 마이애미 히트를 승자로 점지했다. NBA 플레이오프 151차례 역사상 3패 후 4연승을 거둔 팀은 이번에도 탄생하지 못했다. 특히 마이애미는 지난해 동부 콘퍼런스 결승전에서 셀틱스에 3승4패로 패한 설욕을 1년 만에 갚았다. 결승 진출은 2006년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7차례다. 이 기간 NBA 최다이다.

보스턴은 3점 슛 팀이다. 3점 슛 성공률이 40%가 넘었을 때 승률은 지난 두 시즌 동안 49승2패로 승리가 보장됐지만 이하로 떨어질 때는 29승33패로 반타작이 안 됐다. 홈코트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히트에 103-84로 완패당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3점 슛 불발 때문이었다. 42개의 3점 슛을 쏴 단 9개로 21%의 성공률에 그쳤다.

PO 사상 3패 후 7차전 승부까지 몰고 간 경우도 이번 보스턴을 포함해 단 4차례에 불과했다. 벼랑에서 3개 연속 일리미네이션 게임을 이이고 홈으로 승부를 연장한 것은 보스턴이 처음이다. 사실 보스턴 팬들은 2004년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3패 후 4연승의 신화를 만든 팀이 같은 프랜차이즈의 레드삭스였던 터라 내심 셀틱스도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앞의 150차례 기록 불발은 셀틱스 앞에서도 불발했다.

셀틱스와 히트의 7차전 피 말리는 승부로 일찌감치 서부 콘퍼런스 챔피언으로 결승 진출이 확정된 덴버 너기츠는 우승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 자칫 쇼트 시리즈로 2023년 파이널이 끝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덴버는 공수가 완벽한 팀이다. 골 밑, 외곽, 벤치, 수비 등에서 마이애미를 앞선다. 구단 사상 처음 결승전에 진출한 덴버는 센터 니콜라 요기치(28)와 ‘너기츠판 스테펀 커리’ 자말 머레이(26)의 고감도 외곽슛이 버티고 있다. 요기치는 이번 플레이오프 15경기 기록이 트리플-더블이다. 경기당 득점 27.8-리바운드 14.5-어시스트 11.8개다.

더구나 동등한 조건에서도 전력이 우위인데 마이애미가 7차전 승부로 체력을 크게 소모한 터라 이래저래 유리하다. 마이애미가 덴버 원정에서 마지막으로 이긴 게 2016-2017 정규시즌이다. 이때 요기치와 머레이가 나란히 출장하지 않은 경기다. 올 마이애미는 정규시즌 득점 최하위(109.5포인트)로 결승에 진출한 기록도 세웠다. 정규시즌 득점 최하위 팀의 결승 진출은 마이애미가 3번째다.

통산 3회 NBA 우승을 거둔 마이애미는 1984년 플레이오프 시드가 배정된 뒤 8번 시드로 NBA 파이널에 진출한 두 번째 팀이다. 1999년 뉴욕 닉스가 첫 번째 팀이다. 동부 콘퍼런스 닉스는 마이애미 히트, 애틀랜타 혹스,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잇달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때 콘퍼런스 1라운드는 5전3선승제였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데이비드 로빈슨, 팀 던컨, 션 엘리럿, 스티브 커(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감독)의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4승1패로 졌다. 이번에도 역사는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23년 NBA 결승전은 6월 2일부터 시작된다. 포맷은 2-2-1-1-1. 정규시즌 승률이 높은 덴버가 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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