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U-20 월드컵 '준우승' 사령탑, 김은중호에 조언

토너먼트에선 체력.멘탈 관리 가장 중요
선수들에겐 상대 강.약점 심플하게 전달
성적 의식하지 말고 즐긴단 생각 가져야

'신화'의 주인공,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은 김은중호를 향해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정 감독은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결승에 올려놓는 신화를 창조했다. 결승전서 우크라이나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한국 축구의 새 지평을 연,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 위대한 역사를 만든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4년이 지났고 현재는 김은중 감독이 U-20 대표팀을 이끌며 아르헨티나에서 진행 중인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다. 1차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는 이뤄냈고, 지금부터는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첫 관문은 2일 열리는 에콰도르와의 16강전이다.
이제부터는 패하면 바로 탈락이다. 단 한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이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8강 진출을 노려야 한다. 뒤가 없는 만큼 전력투구해야 한다.
16강전부터 시작해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진출한 경험이 있는 정 감독은 토너먼트 라운드에서의 필수 요소로 컨디션 관리와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보니 김 감독도 팀을 잘 만들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며 "토너먼트에서는 체력, 그리고 멘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컨디션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다. 더불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어리기 때문에 분위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강한 동기부여를 통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중요한 이유는 경기 중 언제든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정용호도 8강 세네갈전에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 당시 대표팀은 후반 막판까지 1-2로 뒤지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심지어 승부차기에서도 1~2번 키커라 실축했음에도 결국 승리해 준결승에 올랐다.
정 감독은 "자신감은 곧 경기 내용으로 이어진다. 경기를 하다 보면 먼저 한 골을 내줄 수도 있고, 두 골을 허용할 수도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추격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실점해도 따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실제로 따라갈 수 있다. 자신감이 없으면 팀이 흔들려 추격이 어려워진다. 온두라스전을 보니 우리 선수들이 그럴 힘이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하다. 상대는 철저하게 분석하면서도 선수들에게는 핵심만 심플하게 전달하는 효과적이라는 게 정 감독의 노하우다. 그는 "감독으로서 상대의 강점, 약점을 충분히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교체 타이밍도 염두에 둬야 한다"라면서도 "다만 선수들에게는 너무 디테일하게 전달하는 게 무조건 좋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라 최대한 심플하면서도 핵심이 되는 내용만 알려주는 게 나을 수 있다. 지금부터는 전술 훈련보다 컨디션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게 가면 선수들이 헷갈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 감독은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전 대회 성적을 의식해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 압박받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보다는 선수단 전체가 이 한 경기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돌아보면 그 시간을 정말 즐겁게 보냈다. 그래서 성적도 나온 것 같다. 김 감독과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