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기간 술자리… 경기당일 새벽까지 마셨으면 큰문제 
결국 호주에 7-8, 일본에 4-13으로 완패, 1라운드 탈락 

'광탈'로 전국민적 '눈총' 받았던 202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재소환됐다. 이번엔 성적이 아닌 술자리 파문이다.
WBC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기간에 술을 마셨고 특히 경기 당일 새벽까지 마신 선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이면 눈총 수준에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이에 KBO는 지난 31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 자리에서 허구연 총재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대중의 관심사로 떠오른 탓에 빠른 수습이 중요하지만, 정확도가 더 우선이라는 기준을 세웠다. KBO는 각 선수로부터 경위서를 받은 뒤, 사실확인 과정을 거쳐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쟁점은 술을 먹은 일시다. 만약 경기가 있는 날 새벽까지 음주했다면 해당 선수들은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대표팀은 2023WBC에서 1라운드 조기 탈락했다. 그 배경에 술자리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에 7-8로 졌고 일본 상대로는 4-13으로 완패했다. 이어 체코와 중국전에서 승리했지만 조 3위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4강 진출을 목표로 출정했지만, 최악의 결과를 떠안고 씁쓸하게 귀국했다.
일단 KBO리그 구단들은 조심스럽지만, 술자리 파문이 알려진 내용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A구단 관계자는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본다"며 "WBC 당시 발생한 일이기에 KBO의 조사가 먼저다. 결과에 따라 우리도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내부 조사를 하고 있는데 보도로 나온 내용과 차이가 있다.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KBO에서 조사한다고 했고, 협조하겠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뭘 하기가 어렵다. 정확하게 파악하겠다"고 언급했다. B구단 관계자는 "어제(30일) 경기 후 대표팀에 출전했던 선수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단호하게 아니라고 했다. 물론 선수의 말만 믿을 수는 없다. KBO의 조사에 협조하겠다. 해당업소에서 공짜로 술을 마시진 않았을 것이고 카드 명세를 확인하면 사실 여부가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C구단 관계자는 "경위서를 KBO에 제출했다. 빠른 조사를 요청했다. 보도된 것과 선수 입장에 차이가 있다. 길게 끌 내용이 아닌거 같고 빠른 진행이 필요하다. 회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면피를 노리는 것도 아니다. 신속하게 진행됐으면 한다. KBO 조사 결과가 나오면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소속팀에서 함께 있는 코치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D코치는 "기본적으로 그 선수는 경기 전에 술 먹는 스타일이 아니다. 여기저기 이야기 들어보니 스낵바에서 먹었다고 그러던데, 룸살롱하고 다르지 않나. 오픈된 공간 아닌가. 뭔가 말이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 갸웃했다. KBO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경기 당일까지 술을 마셨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징계 수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휴식일 전날, 기분 전환 차원에서 가볍게 마신 것이라면 말이다.
결국 KBO가 밝혀야 할 쟁점은 음주를 한 시간과 날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원을 도쿄로 급파하기로 했다. 경기를 앞둔 새벽까지의 음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WBC 후폭풍은 KBO리그를 덮칠 것이다. 

김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