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첫 스릴러 작품…연기력 논란 잠재워

미스터리한 캐릭터 세밀하게 그려내

“더이상 ‘연기력 논란’ 꼬리표는 없다!”

배우 김태희가 첫 스릴러물인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세밀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데뷔 이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던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났다.

이 작품은 김태희가 ‘하이바이, 마마!’ 이후 3년 만의 안방복귀작이다. 이전 작품과 차별화 지점은 ‘스릴러’라는 장르다. 김태희는 극중 아동병원 원장 사모 문주란을 연기한다. 주란은 어느날 마당에서 악취를 맡은 후 남편인 재호(김성오 분)을 살인자로 의심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김태희는 작품에서 불안함과 혼란, 남편에 대한 의심 등 다양한 감정을 다채로운 표정과 세밀한 감정으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였다.

실제로 지난 20일 방송된 드라마 2회분에서 김태희는 집 뒷마당에 우뚝 솟은 시퍼런 손가락을 발견한 뒤 수상한 남편의 모습까지 포착하는 주란의 복잡미묘한 심경을 그림처럼 묘사해냈다.

병원 원장 사모님답게 기품이 있지만 불안과 혼란에 떠는 눈빛, 그리고 몸사리지 않고 직접 삽을 들고 땅을 파는 모습 등 주란의 다채로운 심리 상태를 표현해낸 김태희의 연기에 시청자들 역시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00년 데뷔한 김태희는 빼어난 미모와 더불어 서울대학교 출신이라는 지성미까지 더해지며 당시 최고의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2003년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시작으로 KBS2 ‘구미호 외전’(2004),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2004)등의 주연을 꿰찼다. 그러나 영화 ‘중천’(2006), KBS2 드라마 ‘아이리스’(2009) 등에서 극의 몰입도를 방해할만큼 어색하고 어설픈 연기력으로 대중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김태희의 연기력이 변곡점을 맞이한 건 2017년 가수이자 배우 비(정지훈)와 결혼 뒤다. 두 아이의 출산과 육아로 5년간의 연기 휴지기를 맞은게 결정적이었다. 인생의 큰 변화를 맞고 40대라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김태희의 연기력도 한층 완숙미를 더해갔다. 지난 2020년 방송된 5년 만의 복귀작 tvN ‘하이바이, 마마!’(2020)부터는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다.

다만 당시에는 딸을 가진 엄마라는 역할이 김태희의 상황과 맞아 떨어졌다면 ‘마당이 있는 집’은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연기적으로 한층 복잡다단한 심리묘사가 필요하다. 김태희는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며 변화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난 김태희가 ‘스릴러 퀸’ 타이틀을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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