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인기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마약 투약 연예인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사례가 적어질 듯 싶다. 검찰이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의 마약 관련 사건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하면서 구속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경찰에서 넘겨받은 유아인의 마약 사건을 재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유아인이 7종 이상의 마약 투약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구속영장이 기각돼 국민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을 감안,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코카인으로 5종 마약 투약혐의를 받았던 유아인은 지난달 9일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알프라졸람을 추가 투약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투약마약 종류가 7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유아인 측은 대마를 제외하고 모두 치료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빅뱅 지드래곤·투애니원 박봄 솜방망이 처벌 사례, 국민적 공분 사

연예인 마약 사건은 과거부터 이어져왔지만 종종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적 공분을 사곤 했다.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빅뱅 지드래곤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지드래곤은 일본의 클럽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담배로 착각하고 받아 피웠다”고 해명했으며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드래곤은 이후 개최된 ‘펜타포트록페스티벌’에 삭발한 채 나타나 누리꾼들의 의구심을 샀다.

빅뱅 탑 역시 2016년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A씨와 두 차례 대마초를 흡연하고 두 차례 대마 성분이 포함된 액상 전자담배를 피운 혐의로 이듬해 기소됐다. 재판부는 의경 복무 중인 탑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탑은 선고 이후 의경 신분을 박탈당했고, 그해 8월 국방부로부터 ‘보충역 판정’을 통보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남은 복무 기간을 수행했다.

투애니원 멤버였던 박봄은 2010년 마약류 일종인 암페타민 80여정을 국제 특송 우편을 이용해 미국에서 밀수입하다 인천공항 세관에 적발됐으나 입건 유예됐다. 이 사실은 4년이 지난 2014년에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됐고, 당시 솜방망이 처벌, 봐주기 특혜 논란까지 더해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출신이라 대형 연예기획사인 YG와 검찰 사이에 보이지 않는 커넥션을 의심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연예인 향한 도덕적 잣대 높아져, 법조계 “5종→7종 마약 투약 구속 가능성 높아”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유명 연예인을 향한 도덕적 잣대가 높아지면서 ‘마약 투약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훨씬 엄격해졌다.

더욱이 마약범죄근절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출범시킨 상황에서 법원이 유아인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관련 법령에서도, 국민의 상식선에서도 벗어났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제로 필로폰 투약 및 공급책 혐의를 받았던 작곡가 겸 방송인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 프로그램 이수와 3985여만원을 추징당했다.

래퍼 불리 다 바스타드(23·본명 윤병호)도 팬타닐 매수 및 필로폰 구매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는 등 여타 연예인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 문제도 대두됐다.

법무법인 새로 박상철 변호사는 “투약한 마약이 5종류인데 나머지 혐의를 부인하는 것도 영장 발부 시 큰 영향을 미친다. 설득력 없는 혐의 부인은 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인다. 만약, 증거인멸 시도가 명백히 있었다면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구속영장이 발부될 사항이다. 유 씨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공범이 투약 사실을 시인했다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공범이 ‘유 씨는 모르고 내가 그냥 먹인 것’이라는 주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 판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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