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차수영-박수경 4-1 격파

아무도 남북이 아시안게임 탁구 결승에서 맞붙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중국의 세계 최강조가 탈락하면서 33년 만에 남북 결승이 성사됐고, 남이 웃었다.

2일 저녁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마지막날 여자복식 결승.

세계랭킹 1위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북한의 차수영-박수경(랭킹 없음)을 4-1(11-6, 11-4, 10-12, 12-10, 11-3)로 물리치고 각각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이날 오후 열린 4강전에서 신유빈-전지희는 33위인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15)-키하라 미유우(19)한테 4-1(9-11, 11-8, 11-8, 11-7, 11-7)로 역전승을 거두고 고비를 넘겼다.

차수영-박수경은 4강전에서 16위인 인도의 무케르지 수티르사-무케르지 아이히카를 4-3(7-11, 11-8, 7-11, 11-8, 11-9, 5-11, 11-2)으로 제쳤으나 은메달에 만족했다.

아시안게임 탁구에서 남과 북이 결승 맞대결을 펼친 것은 지난 1990년 베이징 대회 남자단체전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남이 북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는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2002 부산 대회 때 이철승-유승민, 석은미-이은실이 남녀복식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이후로 그동안은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기에 이번 금메달은 더욱 값졌다.

신유빈-전지희는 지난 5월 2023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는 결승에서 중국의 첸멍-왕이디한테 져 금메달 문턱에서 좌절한 바 있다.

둘은 당시 4강전에서는 세계 1위를 달리던 중국의 쑨잉샤-왕만위를 누르고 기세를 올렸다.

이후 5개월 만에 신유빈-전지희는 중국 조들이 8강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가장 높이 날아올랐다.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지희는 “좀 긴장됐는데, 신유빈이 도와줘 잘할 수 있었다. 감사한다”고 공을 짝한테 돌렸다.

신유빈도 “아시안게임 첫 결승에 올라 신기했는데, 결과에 만족한다. 지희 언니가 잘 이끌어줬다. 금메달 따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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