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라고 해서 일본말로 인사해줬어요.(웃음)"
스프링캠프 합류 이틀째, 아직은 훈련장과 선수단 등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성공적인 메이저리그(ML) 시즌을 보내기 위해선 빠른 적응이 관건이다. 샌디에고 파드리스 신입생 고우석(26·사진)의 유쾌한 캠프 적응기가 시작됐다.
캠프 초반 아직은 김하성의 존재감이 크다. 고우석은 친해진 선수를 묻는 질문에 "아직 초반이라 (김)하성이형이랑 가장 친하다"고 즉답했다. 그래도 새로운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얘기하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12일 샌디에고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 만난 고우석은 "오늘 마쓰이 유키가 한국어로 인사를 해서 나는 일본어로 받아줬다. 서로 웃었다"며 "이전에 따로 친분이 있진 않은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던지는 것만 봤다"고 설명했다. 사실 고우석과 마쓰이는 올시즌 샌디에고 마무리 투수 자리를 다투는 경쟁 관계다. 공통점도 있다. 각자 리그에서 정점을 찍어 본 마무리 투수라는 것.
마쓰이는 1995년생 왼손 투수로 일본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로 손꼽힌다. 올시즌 5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4억원)에 계약하며 샌디에고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마쓰이를 2024시즌 샌디에고의 유력한 마무리 투수로, 고우석은 셋업맨 역할을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우석이 마무리 투수로 ML 데뷔를 할 수 있는 상황.
고우석은 캠프 첫 날부터 불펜 투구를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좋은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30개 이상을 던졌고, 구속 15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꽂아 넣으며 무력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몸상태, 컨디션 모두 좋다. 어제 불펜 투구가 끝나고 난 후 스트레칭도 잘 했고, 팀에서 관리를 잘해줘서 괜찮다"며 "오늘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캐치볼, 러닝, 수비 훈련 등을 한다. 아직 어색한 감은 있는데 적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 목표도 명확하다. 샌디에고에 잘 녹아드는 것이다. 고우석은 "한국에 있을 때 훈련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일단 모든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캠프 첫 번째 과제인 것 같다"며 "적응을 잘하고 내가 가져온 감각이 잘 발휘될 때부터는 계속 액셀러레이터(가속기)를 밟아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피오리아 | 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