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첫날부터 10년 응원 한국 팬과 감동 스토리
2009 WBC 때부터 韓 야구와 '돈독한 관계' 유지
그라운드 안팎서 선한 영향력, 많은 이들이 존경

늘 그랬다. 한국 야구를 높게 평가하면서 한국과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이자 메이저리그(ML) 동양인 투수 최다승을 예약한 그지만 항상 한국을 존중했다. 그 마음을 이번 서울시리즈를 통해 직접 증명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일본인 에이스 다르빗슈 유(38) 얘기다.
입국 첫날부터 감동 스토리를 만들었다. 다르빗슈는 한국 땅을 밟은 지난 15일 10년 넘게 자신을 응원해준 한국 팬을 찾아갔다. 팬이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해 자신의 글러브를 선물했다. 팬은 기념사진을 SNS에 올렸고 이는 순식간에 전 세계 야구팬에게 퍼졌다.
다르빗슈는 18일 당시 상황에 대해 "10년 이상 나를 응원해주는 팬이 있다. 텍사스에서 뛸 때도 응원하러 와주셨다. 원래 교류가 있었다"며 "서울에 오게 되면서 잠시라도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다녀왔다. 굉장히 밝은 분이다. 내가 없는 것을 갖고 계신 분이다. 만나서 굉장히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단편적인 미담이 아니다. 무려 15년 전인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다르빗슈는 한국 야구, 그리고 한국 선수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해 결승전에서 한국을 만나 승리를 확정 짓는 투구를 했는데, 우승 후 "한국 야구에 배울 점이 분명하게 있다. 힘이 넘치는 야구, 에너지가 있는 야구를 한다. 일본과 한국이 함께 좋은 점을 나누면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는 2012년 ML에 진출했고 2013년부터 텍사스에서 추신수와 팀 동료가 됐다. 2017년에는 다저스로 트레이드돼 류현진과 팀 동료, 2021년부터는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렇게 코리안 빅리거와 꾸준히 인연을 쌓으면서 지난해까지 ML 통산 103승을 쌓았다. 코리안 빅리거의 대명사 박찬호가 쌓은 동양인 투수 최다 124승 경신이 가능하다.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투구 스타일에 변화도 줬다. 강한 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파워 피처에서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많은 한국인 투수에게 교본 같은 존재다.
샌디에고 '신입생' 고우석도 도움을 받고 있다. 다르빗슈는 캠프 첫날 고우석에게 다가갔고 커브 그립을 공유하기도 했다.
다르빗슈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개막전에 등판하는 것에 대해 "한국은 원래 정말 좋아하는 나라다. 한국 팬들 앞에서 등판할 수 있어 좋다. 다저스가 상대라 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야구만 잘한다고 스타가 아니다. 그라운드에서는 물론 그라운드 밖에서도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진짜 스타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마쓰이 유키 등 후배 빅리거를 챙기는 데에도 늘 앞장선다. 그러면서도 일본 야구계에 문제점이 보이면 거침없이 지적한다.
많은 이들이 다르빗슈가 걸어온 길을 안다. 그래서 존경을 표한다. 18일 샌디에고와 LG의 경기가 끝났을 때도 그랬다.
박해민과 이재원 등 LG 선수들은 샌디에고 선수단과 단체로 사진을 찍은 이후 다르빗슈에게 다가가 따로 사진을 요청했다. 다르빗슈는 흔쾌히 LG 선수들과 추억을 남겼다. 야구 선수들이 더 좋아하는 슈퍼스타 다르빗슈다. 

고척 | 윤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