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빅초이'와 '추추트레인'도 하지 못한 기록을 작성했다. KBO리그 출신으로 범위를 확장해도 역대 두 번째 최소경기 홈런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30일 팻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고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폭발했다. 3-1로 앞선 8회초 1사 후 들어선 이날 네 번째 타석에서 왼손투수 톰 코스그로브가 던진 몸쪽 스위퍼(약 시속 125.5㎞)를 걷어올려 우월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 한 방으로, 개막 세 번째 경기 만에 신고한 첫 대포다.
이날 이정후는 역대 한국인 빅리거 중 15번째로 ML에서 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야수로 제한하면 12번째인데,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라 눈길을 끈다. 최단기간 홈런은 첫 출장 경기에서 아치를 그린 황재균(현 KT)이 보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속이던 2016년 6월29일 콜로라도전에서 대형 홈런을 폭발했다. 이정후가 어깨를 나란히 한 두 번째 최소경기 홈런 기록 역시 KBO리그 선배들이 보유했다.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2016년 4월19일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빅리그 첫 홈런을 때려냈는데, 같은 날 시애틀 소속이던 이대호가 오클랜드를 상대로 대포를 터트렸다. 박병호와 이대호는 KBO리그에서도 홈런왕으로 불린 선수들이어서, 이정후의 홈런이 더 빛을 발한다.
이날 이정후와 코리안 빅리거 더비를 펼친 김하성은 자신의 여덟 번째 빅리그 경기였던 텍사스전(2021년 4월11일)에서 첫 손 맛을 봤다. 원조 빅리거 야수 최희섭(현 KIA 코치)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다섯 번째 경기이던 2002년 9월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아시아인 빅리거 최초 2연속시즌 20홈런-20도루' 주인공인 추신수(현 SSG)는 클리블랜드 소속이자 빅리그 2년차이던 2006년 7월29일 친정팀 시애틀을 상대로 15경기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이정후, 김하성 이전에 히어로즈 소속으로 빅리그에 입성한 강정호(은퇴)는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치른 15번째 경기였던 2015년5월5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첫 아치를 그려냈다. 이정후의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덕분에 펫코파크는 연일 '한인축제'다. 이날 안타를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김하성은 잇달아 호수비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원성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