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렸다. 서른 넘어 마침내 꽃을 피우는 듯하다. '유망주' 명칭이 민망한 나이. 시간은 걸렸지만, 기어이 터진다. 삼성 이성규(31)가 불을 뿜고 있다. 이성규는 올시즌 23일까지 24경기, 타율 0.308, 4홈런 11타점, OPS 1.084를 만들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홈런 딱 하나 쳤다. 올시즌 이미 4개다. 23일에는 역전 결승 그랜드슬램을 쐈다. 데뷔 후 처음 때린 만루포다  속구 대응은 최상급인데,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2024년은 다르다. 변화구 대응이 된다. 홈런 4개 가운데 2개가 변화구를 때려 만든 대포다. 만루포는 포크볼을 받아쳤다. '우타 거포'에 목말랐던 삼성에게 한 줄기 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 후 2017 뷰터 2018년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19년에도 37경기, 타율 0.321, 13홈런 42타점, OPS 1.076을 생산했다. 2019년 8월12일 전역 후 삼성에 복귀했다. 삼성도 큰 기대를 걸었지만, 2020시즌 98경기에서 홈런 10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이다. 그러나 타율이 0.181에 그쳤다. OPS도 0.618이 전부다. 2021년 불운에 울었다. 발목과 팔꿈치가 아파 제대로 뛰지 못했다. 1군 기록이 없다. 2022시즌 돌아왔으나 1군에서 단 13경기 출전하는데 그쳤다. 2023년에는 109경기나 나섰는데 타율 0.207, OPS 0.569로 좋지 못했다. 이성규는 포기하지 않았고, 삼성도 이성규를 놓지 않았다. 올해 터지고 있다. 하위타선에서 '뇌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1살이면 아직 창창하다. 8월3일생으로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기에 엄밀히 말하면 30세다. 이성규의 시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