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절실한 동생 "태극마크에 맞춰 컨디션 조절"
병역 해결한 형 "본인 플레이 집중하면 따라올 것"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출전권은 단 두 장이다. 살떨리는 쟁탈전을 펼쳐야하는데, 온도가 썩 높지 않아 보인다. 2024 파리올림픽 골프 남자 대표팀 선발 얘기다.
올림픽 골프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출전권을 준다. 한 국가에서 세계랭킹 15위 안에 들면 네 명까지, 그 이하는 두 명에게 기회가 있다.
7일(한국시간) 기준으로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건 23위인 김주형(22ㄱ나이키)이다. 이번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성적이 들쑥날쑥하지만, 올림픽 출전의지가 워낙 강하다. "컨디션 자체를 올림픽 시기에 최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 뒤는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안병훈(33)과 임성재(26ㄱ이상 CJ)가 각축을 펼치고 있다. 안병훈은 6일 막을 내린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세계랭킹 32위로 올라섰다. 종전은 41위.
무리한 국내대회 출전 탓에 몸살에 걸린 임성재는 이 대회에서 기권한 탓에 한 단계 내려앉은 38위다. 더 CJ컵 바이런 넬슨 이후 둘의 순위가 바뀐 셈이다.
안병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공동 11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공동 22위였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지만, 올림픽 메달은 또다른 의미다.
기본적으로 셋 다 "대표팀에 선발되면, 메달을 노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태극마크에 대한 절실함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미묘한 온도차가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김주형은 임성재, 김시우처럼 국제대회 메달획득이 절실하다.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경력단절이 치명타다.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대기 선수로 있다가 출전 기회를 얻은 노승열은 "핑계대고 싶지는 않지만, 세계 최고 선수가 모인 PGA투어에서는 흐름이 한 번 끊어지면 회복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 토로했다. 김주형이 올림픽에 사활을 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병역을 해결한 안병훈과 임성재에게는 PGA투어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올림픽 출전을 염두에 두고 시즌을 치르지는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대회에 집중하며 샷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오히려 대표팀 선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다.
안병훈은 "머릿속에 올림픽을 넣어두지는 않았다.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보다 내 플레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감을 완벽히 회복해 PGA투어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면 올림픽 출전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재도 비슷한 의견. 그는 "대표팀에 선발되는 건 큰 영광이다. 기회가 오면 출전해 메달에 도전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면서도 "지금은 샷감을 회복 중이니까 최대한 페덱스컵 랭킹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PGA투어는 18일부터 PGA챔피언십, 내달 14일부터 US오픈 등 두 개의 메이저대회가 열린다. US오픈이 끝난 시점의 세계랭킹이 대표팀 선발 기준이므로 이들 삼총사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

맥키니 | 장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