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MC’ 유재석은 매년 수백억 원대의 수익을 올리면서도 단 한 차례도 세금 문제로 도마에 오른 적이 없다. 그는 연예계에서 드물게 세무조사에서 ‘완벽하게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례로, 납세에 있어 철저한 자기 원칙과 전략을 보여준다.
최근 유튜브 채널 ‘절세TV’에서 윤나겸 세무사가 공개한 분석에서도 확인되듯, 유재석은 일반 연예인들이 주로 택하는 방식이 아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는 ‘추계 신고’를 고수하며 신뢰를 선택했다.
추계 신고는 국가가 정한 경비율만큼만 비용을 인정받고, 그 외에는 경비로 처리하지 않는 제도다. 다시 말해 세금을 더 내는 구조다. 장부 기장을 통해 합법적으로 비용을 처리하는 일반적 방식보다 불리하지만, 유재석은 오히려 이런 길을 택했다.
윤 세무사는 “100억 원을 벌었다고 가정했을 때 장부로 신고하면 약 27억 원만 내면 되지만, 유재석은 추계 신고로 무려 41억 원을 납부했다”며, 이는 단순한 경제적 선택이 아니라 신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탈세 논란에 휘말리는 순간 이미지 타격이 치명적인 연예인으로서는, 명확한 증빙 없이도 리스크를 차단하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는 국민적 신뢰를 유지하고 방송 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자기 관리이기도 하다.
연예계에서는 납세 문제로 추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23년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가수 박유천과 배우 박준규가 포함된 것만 봐도, 연예인의 고수익이 항상 투명하게 관리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박유천은 양도소득세 등 4억 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했고, 박준규는 수억 원대 종합소득세를 장기간 미납했다. 배우 김아중도 2007~2009년 사이 소득 탈루 혐의로 6억 원의 추징금을 맞았으며, 배용준은 21억 원 추징을 두고 소송을 벌였지만 결국 패소했다.
이처럼 고액 수익을 올리는 스타가 탈세 논란에 휘말리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대중적 신뢰와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문제는 구조적 요인에도 있다. 연예인은 일반 근로소득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수입이 불규칙하고 활동 범위가 넓어 비용 처리 범위도 애매하다.
외모 관리 차원의 피부 시술이나 고가 의상 구입이 업무상 비용인지 개인적 지출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이 때문에 간이 영수증 하나로 허위 비용을 처리하거나, 가족을 직원으로 등록해 인건비를 부풀리는 등 회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실제로는 일하지 않는 가족이 법인카드를 쓰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세무대리인의 무리한 절세 전략이 더해지면, 결국 그 책임은 연예인 본인에게 돌아온다.
이와 달리 유재석은 구조적 허점을 의도적으로 피해 갔다. 그는 비용 처리나 절세 전략에 의존하기보다, 과세당국이 정한 경비율 안에서 모든 세금을 신고했다. ‘몰랐다’는 해명으로 일관한 다른 사례와 달리, 애초에 리스크를 봉쇄한 결과였다.
결국 유재석의 34년 무흠 기록은 단순히 ‘성실 납세자’라는 수식어를 넘어, 대중이 그를 신뢰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탈세가 연예인의 경력을 흔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방식을 선택해 스스로를 지켜왔다.
화려한 방송 이미지 이면에 있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장기적 안목이, ‘국민 MC’라는 호칭을 흔들림 없이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