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하오. 이리 갈 줄은 정말 몰랐소.”

배우 송영규(향년 55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 연극 무대와 드라마, 스크린을 넘나들며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배우를 떠나보내며, 동료들은 애통한 마음을 쏟아냈다.

후배 이종혁은 5일 자신의 SNS에 송영규의 빈소 사진과 함께 “나 예뻐해주더니…잘 쉬세요. 허망하오. 세상이 그리 싫었소. 나약해서 실망이오”라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서울예전 연극과 89학번 선배님. 골프 한 번 더 치자고 약속해놓고…”라며 눈물 섞인 기억도 꺼냈다.

정태우는 생전 송영규와의 여행 사진을 함께 올리며 “사랑하는 영규형, 사랑한다는 표현을 참 많이 하셨던 형,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동생들한테도 늘 사랑한다고 말해주시던 따뜻한 형”이라며 고인의 생전 따뜻한 모습을 회상했다.

배우 장혁진도 “형, 많이 힘들고 무섭고 걱정됐겠다. 전화라도 해볼걸. 나한테 형은 너무 좋은 사람이었어. 나중에 또 만나자. 쉬세요”라고 SNS에 글을 남겼다.

뮤지컬 배우 황만익은 “외롭게 방송하던 나를 같은 회사로 이끌어줬던 영규 형. 항상 당당하라고 말하던 형이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이재용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는 “배우가 함께 공연하는 상대에게 믿음을 준다는 건 험난한 여정을 지나온 결과입니다. 그런 믿음을 주던 ‘좋은 배우’였습니다”라며 “밝은 미래가 보였기에 많이 아끼던 후배였습니다. 가장으로서의 무게도 짐작되기에 그를 보내는 마음이 더 아픕니다”라고 애도했다.

이재용은 또 “유족들이 슬픔에서 하루빨리 놓이기를, 그를 아꼈던 모든 이들과 그의 평안을 빕니다”라고 전하며 “故 배우 송영규 君을 추모합니다”로 글을 맺었다.

배우 류승수도 SBS 드라마 ‘추적자’ 당시를 회상했다. “형이랑 처음 만난 게 ‘추적자’였지. 못된 연기를 그렇게 잘하길래 감탄했는데, 만나면 경쟁하듯 연기했지. 정말 케미가 좋았는데….”

그는 “형의 마지막 연기를 볼 수 있어 다행이야. 공연 끝나고 나를 안아주던 형의 씁쓸한 표정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고생 많았어. 이제 편히 쉬어. 선균이가 떠난 지도 얼마 안 됐는데…”라며 고 故 이선균을 함께 떠올렸다.

고 송영규의 유작이 된 SBS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측도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송영규는 지난 4일 오전 경기 용인시에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수사를 받고 있던 그는 ENA 드라마 ‘아이쇼핑’, SBS ‘트라이’에 출연 중이었으며 두 작품은 유작으로 남았다.

발인은 6일 오전 8시, 장지는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배우 송일국, 조우진, 정성일, 이규형, 최원영, 이장우, 뮤지컬 배우 서범석 등도 근조화환을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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