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이들은 K팝뿐 아니라 음식, 생활 등 한국적 요소의 진정성 있는 반영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가닿았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나(How KPop Demon Hunters Conquered the World)”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K팝에서 노래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주얼, 댄스, 패션, 개성, 콘셉트를 하나의 스토리로 통합한다”며 “여러 측면에서 영화 제작과 닮아 있다”고 분석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문화적인 배경을 둔 무언가를 보고 싶었고,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다”며 “모든 것을 한국적 렌즈를 통해 바라봤다. 한국 문화의 진정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됐다“고 밝혔다.

타임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의 디테일을 곳곳에 담았다. 헌트릭스 멤버들이 식당에서 젓가락 밑에 냅킨을 받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런 디테일을 부연하지 않은 점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차별점이다. 매기 강 감독은 “여행을 가면 우리가 ‘여기는 우체통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받아들이지 않느냐. 영화도 그렇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타임은 ‘골든(Golden)’ ‘소다 팝(Soda Pop)’ 등 전 세계 차트를 휩쓸고 있는 OST의 역할도 강조했다. 매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안에서 음악이 “단순히 전투나 춤 장면을 위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서사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총괄 음악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라스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은 비행기 장면에서 시작하지만, 곧장 콘서트 무대로 풀어내야 했다”며 “하지만 단순히 콘서트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세 주인공의 정체성을 보여줘야 했고, 자세히 들어보면 각 무대에서 멤버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헌트릭스 안에서의 개성과 역할이 무엇인지 노래로 선언한다”고 설명했다.

타임과 제작진은 공통적으로 이재(EJAE)의 역할도 높이 평가했다. ‘골든’ 작곡에 기여한 것뿐 아니라 K팝 연습생 출신인 이재가 직접 가창함으로써 극 중 루미의 성장 서사와도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이재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연습생 시절을 회상하며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결점과 수치심을 숨긴 채 괜찮은 척 하는 가면을 쓰는 건 지치는 일이었다”며 지난 경험의 감정을 루미의 보컬에 녹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지닌 핵심 가치를 보편적인 포용과 위로의 메시지로 읽었다. 이재는 타임에 “K팝은 더 깊은 진실을 전하기 위한 그릇일 뿐이었다”며 궁극적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을 포함해 자신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는 것의 중요성, 결점과 실수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