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은 한 경기면 충분했다. ‘홈런왕’ 박병호(30·미네소타)가 3연속 타석 3구 삼진 수모를 초구공략으로 갚아 냈다.

박병호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위치한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보스턴과 홈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홈 경기에, 야간경기로 진행된 이날 미네소타는 조 마우어와 미겔 사노 등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4년간 총액 1800만 달러에 쌍둥이 군단에 합류한 박병호도 6번타순에 당당히 포진했다. 

전날 보스턴전에서 3연속 타수 3구 삼진으로 돌아선 박병호는 “좋은 경험을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공이 KBO리그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면, 투수와 타이밍을 맞히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세 타석에 들어서 시원하게 스윙을 해 본 뒤 어느정도 답을 찾았다는 의미였다. 

2회말 1사 3루에서 보스턴 선발 릭 포셀로를 만난 박병호는 초구 바깥쪽 컷패스트볼을 밀어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공이 날아오는 길목을 막고 있는 듯한 스윙으로 메이저리그 입성 후 네 타석만에 적시타로 첫 안타를 뽑아낸 것이다. 힘이 조금 들어갔고, 중심이 앞으로 살짝 쏠렸지만, 중심에 제대로 맞은 타구는 총알처럼 내야를 빠져 나갔다. 

기분좋은 첫 안타를 때려낸 박병호는 4회 1사후 만난 해스 햄브리와도 초구 승부를 펼쳤다.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살짝 들어온 빠른 공을 강하게 잡아당겼지만, 공 윗부분에 배트가 닿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지만, 박병호의 타이밍에 제대로 걸린 강한 타구였다.

3-3 동점에 성공한 6회말 무사 2루에서는 좌완 윌리엄 헤레스가 던진 초구 직구를 마음먹고 걷어 올렸다. 배트를 들어올리는 타이밍이 조금 빨라, 볼 밑둥을 치는 바람에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첫 안타를 뽑아낸 다음부터 공을 보고 친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안정된 스윙 밸런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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