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한 '돌부처'의 투구에 미국 언론이 반했다. 한 언론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34)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계 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20일 세인트루이스의 불펜 문제를 지적하는 칼럼을 게재하며 최근 불안한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보직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며 대안으로는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젠탈은 2014 시즌 45세이브, 지난 시즌 48세이브를 기록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의 마무리 중 한 명이다. 올 시즌도 20일 시카고 컵스 경기까지 2승2패13세이브로 순항 중이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4.70으로 형편없다.
90마일 중후반의 강속구는 그대로지만, 이제는 상대 타자들이 그의 강속구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기에 제구도 불안하다. 볼넷도 23이닝 투구에서 209개나 내줘 마무리 투수 치고는 많다.
20일 리글리 필드 원정 경기서도 로젠탈은 팀 승리를 지키긴 했지만 불안하긴 여전했다. 1사 후 2루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해 상대 2루 주자가 3루 도루를 시도하다 횡사하는 바람에 로젠탈이 살았다.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벤 조브리스트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의 위기가 또 이어졌고, 마지막 타자 제이슨 헤이워드를 내야 플라이로 잡아내 간신히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반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불펜 중 가장 안정적이다. 마무리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최근의 구위나 성적 등을 봤을 땐 로젠탈보다 더 마무리 투수로 어울린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서 3-2로 앞서던 7회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시즌 13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3마일을 찍었고, 평균 자책점은 1.77에서 1.70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당장 오승환이 로젠탈을 대신할 마무리 투수가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팀 마무리 투수는 로젠탈"이라고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일 경기와 같은 모습이 계속된다면 매시니 감독의 마음도 흔들릴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