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한봉 감독과 동메달 김현우가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판정에 대한 아쉬움과 시련을 겪고 이겨낸 동메달에 울었다. 

래슬링 그레코로만형 안한봉 감독과 75kg급에 출전한 김현우와 같이 울었다. 김현우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 보소 스타르세비치에 6-4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런던 올림픽에 이어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 치른 16강 1라운드에서 나온 판정 시비 끝에 석연찮게 패했다. 블라소프와 대결에서 3-6으로 뒤지던 종료 3초 전 가로들기를 성공시켰지만, 심판이 4점이 아닌 2점을 주며 끝내 판정패했다. 

안한봉 감독은 매트에 올라가서 거칠게 항의했고매트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쏟아냈다. 안 감독은 “현우와 같이 울었다”며 “현우가 울면서 ‘죄송하다’고 했다. 나도 현우한테 ‘미안하다’고 같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안 감독은 “누가 봐도 4점짜리가 맞다. 현우가 이겼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그런 일을 겪고 다시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다. 현우가 부상까지 참고 견뎌낸 것이 정말 대단하다. 보통 선수 같으면 포기했을 것이다. 현우니까 해냈다”고 했다

한편 대표팀은 판정결과에 대해 세계레슬링연맹에 제소하겠다고 했으나, 입장을 바꿔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 안 감독은 “독일인 심판위원장이 ‘결과는 번복이 없다’고 했다. 차후에 보고서를 통해 잘못이 있으면 관련 심판들을 징계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며 “승부를 뒤집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경기도 있어서 피해가 될까 봐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류한수(28·삼성생명)는 16일 66kg급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편 김현우의 가족 친지 스무명도, 그가 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따내자 눈물을 흘렸다. 김 선수의 어머니 박영호씨는 “현우가 매트 위에 태극기를 깔아놓고 우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판정에 대한 억울함과 대견함이 섞여 모두 눈물이 흘러나왔다”고 했다. 

이어 “황당한 판정에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아들에게는 ‘안 좋은 것은 다 잊어버려라. 장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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