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시리즈', '슈퍼맨이 돌아왔다', '복면가왕' 등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해외 시장 장악에 나서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왔다. 그런 만큼 보완해야 할 과제들도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CJ E&M은 30일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시리즈' 중 하나인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의 미국판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 시즌 2가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NBC에 편성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종영 이후 약 15개월 만에 새 시즌을 선보이게 됐다.

'꽃할배'는 지난해 8월 미국 NBC에 편성되며 국내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미국 지상파에 리메이크됐다. 부담감 속에 방송된 시즌1은 735만 명의 시청자를 모으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예능이 미국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가치를 증명한 셈이다.

CJ E&M에 따르면 'Better Late Than Never' 시즌2는 2018년 1월 1일(현지시간) 첫 방송을 시작으로 프라임타임 때인 매주 월요일 밤 9시에 방영된다. 시즌 1때의 시청률과 화제성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시즌 2에서는 1000만 명의 가까운 시청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

1년여 동안 준비한 만큼 시즌1에 비해 내용도 더욱 풍성해진다. 황혼기에 접어든 왕년의 스타들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버킷 리스트를 완성하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여행지를 확대해 베를린, 리투아니아, 스웨덴 등 5개국 7개 도시를 여행한다.

'꽃할배'가 해외 무대에서 성공하면서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서는 KBS2 '해피선데이 -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미국에 판매되며 주목받았다. PD가 미국판 제작에 투입돼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MBC '일밤 -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의 해외 방송 여부가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일 할리우드 연예 매체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FOX가 '복면가왕' 리메이크 제작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복면가왕'은 배우, 뮤지션, 코미디언 등 참가자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마스크와 의상을 착용하고 노래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복면가왕'을 소개하며 기대를 나타냈다. 적어도 내년 중에는 미국판 '복면가왕'의 소식을 접할 수 있을 듯하다.

이처럼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세계에서도 통하면서 새로운 한류 문화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이에 따른 과제도 속속들이 드러나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에서 벌어지는, 정상적인 절차 없이 무분별한 예능 베끼기를 규제할 적절한 대처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만 해도 tvN '윤식당', JTBC '효리네 민박' 등이 무단으로 중국 예능 프로그램으로 둔갑돼 방송되며 국내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 정도가 적정 수준도 아니고 포스터에 연출 기법까지 모든 게 똑같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도를 넘는 뻔뻔함으로 유감을 감출 수 없지만 그렇다고 법적 대응도 쉽지 않아 속앓이만 할 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우가 해를 거듭할수록 잦아지고, 또 그 범위가 광대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세계를 선도하는 건 좋은 현상이다. 그런 만큼 불법적이고 무분별한 베끼기를 근절해야 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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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