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개인 자격 참가 허용" 발언에 4년 준비한 '메달 희망' 되찾아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32·안현수)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끄는 러시아의 쇼트트랙 대표팀은 물론, '레전드'로 불리는 동계 올림픽 메달 후보들이 대거 국기를 떼고 개인자격으로 평창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참여 거부 선언 직후인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수들이 원한다면 개인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비록 러시아 국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메달을 따더라도 국가가 연주되지 못하는 힘든 상황이지만, 올림픽만 바라보고 수년 동안 준비해 온 선수들 입장에선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난 셈이다.

이번 평창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 있다는 결의로 현재 한국에 들어와 맹훈련을 하고 있는 빅토르 안으로선 안도의 한 숨을 쓸어내릴 수 밖에 없었다.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빅토르 안과 동료들은 누구보다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고마워했다. 러시아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맏형이기도 한 빅토르 안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4년 동안 준비한 무대"라고 반색하면서 "출전 금지 여부와 관계없이 훈련에만 열중하라고 코치가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와 동료들은 IOC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를 발표한 5일에도 코치의 지도 하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러시아는 쇼트트랙팀이 모든 종목 출전권을 따냈고 남자 500m, 1000m, 1500m에서 각 3장과 계주 출전권까지 확보한 상태다. 여자 대표팀 역시 500m, 1000m, 1500m 각 2장과 계주 출전권을 얻었다.

이들은 이번 평창에서 그동안 입었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고 새로 제작될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