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최고의 기량을 지닌 유럽파들이 각기 다른 2017년을 보냈다.
가장 알찬 2017년을 보낸 건 손흥민(25.토트넘)이다. 26골을 넣은 손흥민은 매 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시작된 손흥민의 골 사냥은 올 초에도 물오른 감각을 자랑했고 지난 4월과 9월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정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5월에는 차범근 전 감독이 지닌 아시아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지난 1986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대업적을 세운 지 31년 만의 일이었다.
손흥민은 이에 더해 지난 달에는 EPL 통산 20호골을 기록하며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7시즌간 기록한 EPL 통산 최다골(19골)까지 넘어섰다. 한국 축구의 큰 획을 그은 두 축구 레전드의 업적을 넘어선 최고의 순간이다.
손흥민이 최고의 기량으로 지금까지 축구 인생의 최고점을 찍는 사이 함께 EPL에서 뛰는 기성용(28.스완지시티)도 축구대표팀 주장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지난 1월 소속팀 스완지시티의 감독이 폴 클레멘트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팀의 핵심 자원으로서 2016~2017시즌 팀이 잔류하는데 공헌했다. 특히 기성용은 지난 6월 무릎 수술 이후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주전 경쟁에서 당당히 자리를 지키며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종아리 부상으로 3경기 연속 결장하고 있으나 기성용은 올해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프랑스 무대에서도 좋은 소식은 전해졌다. 지난 1월 실력을 인정받아 유럽에 진출한 권창훈(23.디종FCO)은 이적 후 팀 적응 문제로 첫 시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적응을 마친 그는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권창훈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5골2도움으로 팀 공격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올해 프랑스에서 권창훈만 기쁜 소식을 전한 게 아니다. '저니맨'이 되고 있던 석현준(26.트루아)도 활약했다. 지난 8월 트루아로 임대되기 전까지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데브레첸(헝가리) 등으로 팀을 옮기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석현준은 트루아로 옮긴 뒤 5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한 구자철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황희찬(21.잘츠부르크)은 올 시즌 부상 전까지 9골을 넣는 등 물오른 기량을 보여줬고, 이진현(20.FK오스트리아)도 선전하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를 대표해 기량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에 반해 2017년 부진한 선수들도 있다.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과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은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전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던 지동원은 새 시즌을 맞이하면서 단 17분만 출전하고 있다.
이청용 역시 깊은 부진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채 2017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한편, 긴 시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도르트문트에 머물던 박주호(30)는 경기 출전을 위해 지난 18일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로 이적하며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이용수기자